19세 프랑스 청년이 호주에서 술에 취해 아파트 소화전을 잘못 건드렸다가 3억 원가량을 물게 됐다.
캉탱 퀴셰는 지난 4월 호주 서부 퍼스를 여행 중이었다. 하루는 술을 많이 마신 채 시내 고급 아파트 7층에 사는 친구를 찾아가기로 했다.
아파트 승강기를 탄 그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지 않자 수분을 기다렸다. 만취해서 가고자 하는 층의 버튼을 누르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그러다가 그는 엘리베이터에 발길질을 하고 버튼들을 주먹으로 치며 분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가까스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그는 느닷없이 엘리베이터 옆의 소화전을 켰다. 물이 쏟아져 나오자 놀란 퀴셰는 소화전을 끈다는 것이 오히려 물만 더 나오게 했다.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는지 퀴셰는 혼비백산해 달아났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엘리베이터 안팎의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소화전의 물은 엘리베이터와 바닥을 적셨고 계단과 벽 공간을 통해 아래로 흘렀다.
1층 계단 가까이 있는 천장 일부가 무너졌고 전력공급이 중단됐으며 여러 층의 카펫 등이 훼손됐다. 추정 피해액은 34만5000 호주달러(약 3억원)였다.
호주 퍼스 치안법원 앤드루 모건 판사는 퀴셰에게 아파트 피해액을 보상하라고 명령했다고 현지 매체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안이 16일 보도했다. 6개월의 치료와 90일의 봉사 명령도 부과됐다.
모건 판사는 “술에 취해서 한 장난이 문제를 일으킨 일로, 어떤 설명을 하더라도 변명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퀴셰의 변호인은 그가 중국식당에서 일하며 받는 돈이 시간당 21호주달러(1만8000원)라며 “그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어리석은 일로 이런 엄청난 결과가 빚어지리라고 생각도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호주서 만취해 소화전 건드린 프랑스 청년 ‘멘붕’ - 3억원 배상 판결
입력 2015-07-16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