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분교수 아닌 공분교수?…“제자 발전 위해” 엽기 해명에 네티즌 발끈

입력 2015-07-16 15:33 수정 2015-07-16 15:36
수도권 대학의 유명 교수 등이 제자에게 가혹행위를 하는 장면이 담긴 인터넷 방송 영상. 성남중원서 제공
인분 교수가 지난해 말 한 디자인 관련 행사에 참석한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교수를 꿈꾸던 스물아홉의 제자를 수년간 폭행하고 인분까지 먹인 대학 교수 이른바 ‘인문 교수’가 자신의 가혹행위에 대해 “제자 발전을 위해 그랬다”고 해명해 파문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인분 교수는 공분 교수로까지 발전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뉴스1에 따르면 성남중원경찰서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교수가 제자의 발전을 위해 그랬다고 하는 등 납득이 갈만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범행 혐의에 대해 각종 폭행 및 학대에 대한 증거가 제시되자 인정했고 잘못에 대해서도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앞서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K대학 교수 장 모씨(53)와 가혹행위에 가담한 제자 2명 중 1명을 구속하고 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장씨 일행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장 교수 일행은 지난 2013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자신의 제자를 수 십 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와 각종 언론 등에 따르면 장교수의 가혹행위는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피해자가 연이은 폭행으로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어 수술까지 받자 손발을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호신용 스프레이를 30여 차례 얼굴에 쏴 화장을 입히기도 했다.

그들은 또 종이컵이나 페트병에 오줌 등을 담아 건네며 포도주라고 생각하고 마시라고까지 했다. 장씨가 외출 중에는 메신저 단체방을 통해 다른 제자에게 폭행을 사주하고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 TV인터넷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장씨가 제자에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30만 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해 왔고 최근에는 이마저도 주지 않았다”며 “임금 착취는 물론 야간에는 잠을 재우지 않는 등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처럼 부려왔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지난 15일 SBS 러브FM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결정적으로 도망가지 못한 이유가 1억3000만원의 공증 각서를 썼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상상을 초월한 가혹행위가 제자 발전을 위한 것이냐”며 “인분 교수야 말로 공분교수로까지 발전한 것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수의 발전을 위해 월급 대신 인분을 줘야한다” “제자 발전을 위한 일이 비인간적 행위를 불러 일으켰다” “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게 제자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니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