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연안, 갯녹음 현상 심각

입력 2015-07-16 16:56 수정 2015-07-16 16:57
동해안 대부분 연안지역에서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게와 불가사리가 갯녹음 현상이 발생해 하얗게 변한 바위 위를 뒤덮고 있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공

울릉도, 독도를 비롯한 우리나라 동해안 대부분 연안지역에서 바다 밑이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백화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FIRA)이 동해안 연안을 대상으로 갯녹음 발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연안의 62%에 이르는 곳에서 ‘갯녹음 현상’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갯녹음 현상은 바다 속 암반에 붙어 자라는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가 사라지고 산호말 같은 석회질 조류가 암반을 하얗게 뒤덮는 현상을 말한다. 물고기와 조개 등 각종 수서생물의 서식지와 번식지인 연안 해초밭이 파괴돼 바다가 황폐화된다.

관리공단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동해안 연안 12개 시·군의 수심 15m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초분광 항공영상촬영 및 항공레이저 기법 등 항공영상기법을 이용해 갯녹음 발생지역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동해 연안 전체 암반 1만7054ha 가운데 갯녹음이 심화됐거나 진행 중인 면적이 62%인 1만518ha에 달했다. 정상인 곳은 38%, 6536㏊에 불과해 갯녹음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에 사용한 초분광 항공영상촬영은 항공기에 공간해상도가 1m 이상의 초분광센서를 장착해 중고도에서 초정밀 영상을 촬영하기 때문에 갯녹음 발생해역과 해조류 서식해역을 구분해 면적을 산정할 수 있다. 관리공단은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구역 내 15곳, 30개 지점에서 직접 잠수 조사한 결과를 항공영상 촬영 결과에 보태 면적을 산정했다.

관리공단은 이번 조사결과 갯녹음 현상이 확산하고 있는 강원도 고성, 경북 영덕에는 사업비 8억원을 투입, 해조장 조성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관리공단 관계자는 “갯녹음으로 바다 사막화가 진행되면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가 사라지면서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물고기의 산란장 역할을 하는 해조류가 없어져 연안 어자원이 고갈되는 현상을 가져온다”면서 “동해안에 이어 전국 연안 해역의 갯녹음 발생현황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해 해당 지자체와 함께 바다녹화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