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흥복전 100년 만에 복원… 3년간 208억원 투입

입력 2015-07-16 17:12
경복궁 흥복전 권역 복원 조감도. 문화재청 제공

광화문에서 근정전으로 이어지는 경복궁 중앙라인의 뒤쪽, 교태전과 함화당 사이에 ‘흥복전(興復殿) 권역’이라고 이름 붙인 빈 터가 있다. 흥복전은 빈이 생활하던 공간으로 외국 공사와 영사, 대신들의 접견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1917년 화재로 소실된 창덕궁을 중건하는 과정에서 목재를 조달하기 위해 경복궁 내 여러 건물들과 함께 철거됐다.

경복궁 흥복전 권역이 100년 만에 복원된다. 문화재청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복궁 흥복전 권역에 대한 고증과 발굴조사를 마치고 8월부터 복원공사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흥복전을 포함해 동행각, 서행각, 북행각 등 건물 4동과 대문, 협문, 담장 등을 복원하는 이번 공사는 2018년까지 3년간 진행되며 총 208억원이 투입된다.

건화고건축 대표인 김석훈(58)씨가 복원에 사용될 목재를 기증하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전 경기도 여주 건화고건축 목재보관소에서 김 대표로부터 흥복전 기둥으로 쓸 소나무 52본을 일차로 기증받았다.

문화재청이 받은 소나무는 김 대표가 강원도 강릉·삼척·양양과 경북 영양 등지에서 구입해 4년 정도 자연 건조한 것이다. 직경이 최대 1m에 이르는 소나무는 가로 세로 각 30㎝ 크기로 자르는 제재 과정을 거친 뒤 대형 트럭에 실려 경복궁 부재창고로 운반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기증을 통해 흥복전 권역에 들어갈 목재 486㎥ 가운데 14㎥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나무를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장소가 나타나길 기다렸다”면서 “국산 소나무의 우수한 생명력이 문화재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증식에 참석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경복궁 복원에 들어가는 목재를 수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국민적 우려감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 소나무를 기증받아 수백 년간 버틸 수 있는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됐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