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연일 언론과 대화-반대파 설득 위해 안간힘

입력 2015-07-16 17:15
사진=국민일보DB

“이란과의 전쟁을 피하고 중동의 핵무기 경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이란 핵협상을 지키기 위해 연일 대국민 설득전을 펼치고 있다. 공화당이 주도하는 미 의회가 과반의 반대로 이란 핵협상을 부결시키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시킬 만큼 세를 확보한 건 아니다. 거부권을 무효화시키려면 3분의 2 반대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를 설득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연일 언론과 대화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협상이 모든 위협을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최상의 협상”이라며 “이란과의 전쟁을 피하고 중동의 핵무기 경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란은 여전히 우리의 이익과 가치에 위협적”이라며 “테러 지원이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인권문제와 관련한 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09쪽 분량의 합의서와 47쪽짜리 부속서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마치 법정에 선 변호사처럼 논리적이고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반대파로부터 더 나은 어떤 대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협상 이외에 유일한 대안은 전쟁”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끝나자 “추가 질문이 없냐”고 되묻고,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 충분히 설명했는지 꼼꼼히 점검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의 1인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라고 일축했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적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가 있다”며 이란에 대한 독자적인 군사 행동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살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과 통화한 데 이어 다음주 중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을 중동에 파견해 우방 달래기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은 이날 이란핵협상 합의안을 이행하기 위한 결의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