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축구 요즘 왜 그래?”… 심판 시간착오로 라커룸에서 다시 나와

입력 2015-07-16 14:02
야후 재팬 스포츠뉴스 페이지 화면촬영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심판의 시간착오로 하프타임에 부족한 경기시간을 보충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우리 축구가 아마추어 수준으로까지 전락했다”며 혀를 찼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반포레 고후와 베갈타 센다이 선수들이 심판의 실수로 하프타임 때 이미 들어간 라커룸에서 다시 나와 전반 추가시간을 채웠다고 16일 보도했다. 상황은 지난 15일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 야마나시중앙은행 스타디움에서 열린 반포레 고후의 홈경기에서 발생했다.

주심과 부심 사이의 원활하지 않은 소통이 빚은 해프닝이다. 주심은 전반 종료를 앞두고 무선마이크로 “추가시간은 0분”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부심은 추가시간 1분을 표시한 안내판을 들었다. 주심은 그러나 안내판을 보지 못했다. 시계가 전반 45분을 넘기자 종료 호각을 불었다.

누구도 선제골을 넣지 않은 상황이었다. 두 팀 선수들은 심판에게 항의하지 않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심판들은 추가시간이 적용되지 않은 사실을 알고 하프타임 중 회의를 열어 추가시간의 남은 분량만큼 보충 경기를 결정했다.

라커룸에서 쉬고 있었던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나왔다. 휴식 도중의 호출이었고 뛸 수 있는 시간도 짧은 탓에 의지가 없었던 선수들에게 의지는 없었다. 주심은 20초 뒤 전반전 종료를 알렸다. 후반전에 재개된 경기에서 골은 마지막까지 터지지 않았다. 두 팀은 0대 0으로 비겼다.

일본 축구팬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의 축구팬들은 “벌써 크리스마스인가. 이벤트매치 수준의 소식이 여름에 전해지는가” “뭔가 존재감을 보여주긴 해야겠는데 실력은 없으니 코미디로 승부한다”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머리를 긁으며 나왔을 모습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고 했다.

대표팀의 부진과 연결한 반응도 있었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달 16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싱가포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 판에서 0대 0 무승부를 거뒀다. 우리나라, 호주와 함께 아시아 최강 전력을 보유한 일본엔 망신스러운 결과였다. 한 네티즌은 “대표팀이나 J리그나 월드컵 본선을 노리는 나라라고 보기 어렵다. 일본은 오늘 축구를 시작한 나라 같다”고 했다.

닛칸스포츠는 “한여름 밤의 진귀한 풍경이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