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기 흐르니 하룻밤 자자” 女대위 자살, 성추행 소령 징역2년

입력 2015-07-16 13:48

약혼자가 있는 후배 여자 장교를 성추행하고 성관계를 요구해 자살로 몰고 간 육군 소령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노모(38) 소령의 상고를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은 또 성폭력 특례법에 따라 성범죄를 저지른 노 소령의 신상정보를 관계기관에 등록하라고 지시했다.

강원도 화천군 소재 15사단에서 근무한 노 소령은 직속 후임인 피해자 오모 대위에게 지속적으로 성추행과 모욕, 구타 등 가혹행위를 했다.

또 ‘하룻밤만 같이 자면 편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성관계를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오 대위에게 10개월 동안 매일 보복성 야간근무를 시켰다. 유족 등에 따르면 노 소령은 부대원들 앞에서 “미친X”이라거나 “얼굴에 색기가 흐른다”며 자주 폭언하고 질책했다. 노 소령은 오 대위에게 군용 허리띠를 채워준다면서 뒤에서 끌어안기도 했다.

오 대위는 노 소령의 괴롭힘에 우울성 장애를 겪다 결국 2013년 10월 부대 인근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타고 남은 번개탄이 있었다.

묻힐 뻔했던 노 소령의 범행은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오 대위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며 세상에 알려졌다.

노 소령은 1심 군사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2심인 고등군사법원에서는 징역 2년형을 받았다. 대법원은 이날 형을 확정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을 환영한다”며 군 당국에 실효성 있는 성폭력 예방 대책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

김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