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삼성, 소액주주 표심 잡으려 집 방문에 수박선물도”

입력 2015-07-16 11:36
‘집 방문, 문자 발송에 심지어 수박 선물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성패를 결정할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이 소액주주의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이 불공정하다며 반대하는 가운데 하루 앞으로 다가온 임시 주총에서 소액주주의 표심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주총에서 20% 넘는 소액주주의 표심이 중요한 만큼 삼성은 이들의 마음을 잡기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펼쳤다. WSJ에 따르면 삼성물산 지분 7000주(0.004%)를 가진 한 소액주주의 집을 삼성 직원이 찾아 끈질기게 ‘구애 작전’을 펼쳤다고 소개했다. 다른 소액주주는 WSJ에 삼성물산 직원이 아파트 경비실에 명함, 합병 찬성을 간청하는 편지와 함께 수박을 놓고 갔다고 말했다.

또 지난 13일 삼성물산은 모든 한국의 주요 신문에 합병 찬성을 호소하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기도 했다.

WSJ은 “방문과 문자 발송, 신문 광고, 수박 배달 등은 엘리엇과 벌이는 격렬한 전투에서 삼성이 선택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고위 임원들을 해외에 보내기도 했다.

삼성은 빠른 성장으로 글로벌 상위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지만 다른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지배구조와 투명성, 주주친화책 등에서 주주들의 신뢰를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WSJ은 “이번 주총 결과가 삼성과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계 투자 업계에서 얼마나 우호적인 시선을 받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