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의회가 3차 구제금융 협상 관련 개혁법안을 표결하자 긴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간) 의사당 앞에서 격렬한 폭력시위를 벌였다.
의회 앞 신타그마 광장에는 시민 1만5000여명이 운집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방독면과 복면을 한 청년 수십명이 거리로 뛰어나가 돌과 화염병을 던져 거리가 불바다가 됐다. 날아다니던 잔해에 경찰 4명과 사진기자 2명이 상처를 입었고 인근에 주차한 언론사 중계차와 쓰레기통, 그리스 국기 등에도 불이 붙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대는 “우리는 ‘NO(아니오)’라고 했다. 그것은 NO라는 의미였다”는 플래카드를 흔들었으며, “우리는 정부에 배신당했다”는 구호를 외쳤다.
거리의 상인들은 맥주와 구운 옥수수, 땅콩을 판매했다.
경찰은 차량 20여대로 신타그마 광장을 에워싼 뒤 시위대에 맞서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서 40여명을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빚어진 충돌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리스 공공 부문 노총은 이날 긴축에 항의하는 24시간 파업을 벌였으며 약사협회도 정부가 약국 면허와 일반의약품(OTC) 규제 완화에 항의하며 약국 문을 닫고 시위에 참가했다.
시위에 참가한 아르세니오스 파파스(35·무직)는 “우리 정부는 배신자들의 정부”라면서 “우리는 국민투표에서 ‘오히(아니오)’에 투표했는데, 치프라스 총리는 그보다 끔찍한 조건에 사인했다. 이건 미친 짓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각종 개혁조치에 ‘NO’가 쓰인 현수막 옆에 서 있던 나타시아 코콜리(53·여·초등학교 교사)는 “구제금융 협상은 공정하지 못하다”라면서 “유로존을 떠나는 게 오히려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우린 배신당했다” - 그리스 곳곳 긴축반대 화염병 폭력시위
입력 2015-07-16 10:17 수정 2015-07-16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