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환경 산업 핵심 소재 인공 설계 합성 첫 성공

입력 2015-07-16 02:00

국내 연구진이 에너지·환경 산업의 핵심 소재를 인공적으로 설계하고 합성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포스텍 환경공학부 홍석봉 교수팀은 스웨덴·영국 대학팀과 함께 진행한 연구에서 고효율 석유화학 공업의 핵심 소재인 ‘제올라이트’ 2종을 우연이 아닌 직접 설계를 통해 합성해냈다고 1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16일자에 게재됐다.

‘끓는 돌’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제올라이트는 가열할 때 수증기가 발생하는 모양이 마치 끓는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표면에 무수히 뚫려있는 미세한 구멍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흡·탈착하는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론상 300만종 이상의 제올라이트 구조가 가능하지만, 현재 알려진 것은 229종에 불과하며 모두 설계가 아닌 우연에 의해 합성된다.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설계에 의해 제올라이트 ‘PST-20’ ‘PST-25’ 합성에 성공했다”면서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소재 중 가장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특히 PST-20 제올라이트는 기존보다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더 빨리 흡·탈착하는 특성이 있다”면서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뛰어난 이산화탄소 흡착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제약 분야에서 분자 설계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듯, 우연이 아닌 특정 용도에 필요한 제올라이트 구조를 예측한 후 설계를 통한 ‘타깃 제올라이트’ 합성이 가능함을 보여준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