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거지목사’ 항소심서 징역 5년으로 감형

입력 2015-07-15 19:52
병원 치료가 필요한 시설 입소자를 방치해 숨지게 하고 기부금·기초생활수급비 등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실로암 연못의 집’ 원장 A씨(50)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판사 심준보)는 15일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의 항소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에서는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욕창 증세를 보인 입소자에게 자신이 욕창 치료의 대가라고 주장하면서 병원 치료를 중단하게 한 점 등으로 볼 때 치료를 방치해 숨지게 한 유기치사의 유죄를 인정한 원심은 적법하다”면서 “다만 모든 시설 입소자에게 보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워 유기 혐의에 대한 무죄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지적장애인들의 돌발 행동을 막으려고 출입문을 잠근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입소자는 외부 출입이 가능했던 점으로 볼 때 감금 혐의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락시장을 누비며 선행을 베풀어 ‘거지 목사’로 유명해진 A원장은 2013년 3월 강원 홍천군 서면의 장애인시설 ‘실로암 연못의 집’에서 욕창 환자인 서모(52)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그는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시설 내 장애인 36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 연금 등 5억8470만원을 횡령하고, 장애인들을 광고에 적극적으로 이용해 무등록 상태에서 11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받은 혐의도 드러났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