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공판 고려장’ 건강원 앞에 버려진 반려견들…그 진실은?

입력 2015-07-15 15:23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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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넘은 반려견 두 마리를 건강원 앞 나무에 묶어두고 사라진 주인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 12일 방영된 SBS '동물농장'에서는 ‘건강원 앞에서 벌어진 견공판 고려장’를 공개했다. 지난 6월 21일 발견된 개들은 지역 유기견센터에서 보호 중이었다.

두 마리의 개는 관리가 돼있진 않지만 누군가가 키웠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주인이 잠깐 놓고 간 줄로 알았으나 묶여 있던 장소가 건강원 앞이어서 결국 개들은 유기된 것으로 결론내렸다.

성치 않은 몸으로 건강원 바로 앞에 버려져 있던 두 말티즈는 10살 이상의 노령견으로 백내장 초기 증상과 자궁 축농증까지 앓고 있었다.

주위 사람들은 현수막과 전단지, CCTV 분석 등을 통해 주인을 수소문했으나 찾지 못했다.

결국 취재진은 '10살 된 강아지들이니 산책 경로를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말티즈들이 이끄는 방향으로 따라가며 집을 찾았다. 말티즈들은 거침없이 걸음을 재촉하며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찾아갔다.

개 주인으로 보이는 할머니는 “너희 집으로 가라”며 쫓아내기 바빴으나 개들은 억지로 끌어내는 할머니 곁에서 꼼짝을 안했다.

집에서 나온 아들은 자신들이 키우던 개임을 확인하며 “누가 키운다고 데려갔다고 하지 않았냐”고 할머니께 물었다.

마침내 할머니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할머니는 “석 달 전 사고로 몸도 아프고 형편도 어려워지면서 너무 죄스러워서 누가 잘 키우겠거니, 사람도 많이 다니고 하니까 묶어 놨다”며 “글자도 모르는데 건강원인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계획적으로 독하고 모진 마음을 먹은 건 아니었다.

오랜 회의 끝에 최종적으로 할머니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해당 시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말티즈는 치료가 끝나는 대로 동물보호단체의 보호를 받게 된다.

진행자 신동엽은 “늙고 병든 반려견들이 버려진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많이 안타깝다”며 “어떤 이유에서건 동물이 버려지는 일은 없어야겠다”고 당부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