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목회자 포럼] “교회의 위기 극복의 출발은 거룩성과 영성 회복”

입력 2015-07-15 16:25

한국교회 차세대 지도자들의 리더십을 세우고 교회의 영적 영향력 향상을 목표로 지난 5월 창립한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이 국내 교회 지도자들에게 한국교회의 당면 현안과 나아갈 방향을 묻는 릴레이 대담을 진행합니다.

첫 번째 순서로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과 정성진 국민일보목회자포럼 대표회장이 만났습니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재현해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을 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한 첫 번째 대안으로 꼽았습니다. 더불어 ‘이단·사이비와 동성애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의 엄중하고 지속적인 대처’ ‘다음세대의 부흥을 위한 전담사역자 양성 및 투자’ ‘교회 차원의 통일기금 마련’을 당면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사회=갈릴리교회 김영복 목사>

-한국교회가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된 소감은.

△이 대표회장=한국교회의 영적지도력 상실과 사회에 대한 영향력 축소, 사회 현안에 기독교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과 분열과 교권주의 등으로 위기를 맞은 것은 맞다. 하지만 바닥까지 내려왔으니 이제 다시 회복할 수 있다. 오히려 기회다. 한국교회 영성의 첫 출발은 1903년 원산 부흥회와 1907년 평양 부흥사경회였던 것을 기억하고 그 뜨거웠던 신앙을 기초해 다시 출발해야 한다.

△정 대표회장=지금 이 시대는 영웅들이 지나간 추종자의 시대다. 다시 말하면 창업자가 지나가고 수성하는 사람들의 시대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주춧돌이 세워졌으면 견칫돌로 그것을 받쳐 나가야 온전히 세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교회가 하나가 되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국민일보목회자포럼은 그런 의미에서 교회의 연합을 위해 세워졌다.

-한국교회가 내적 분열과 이단·사이비의 공격 등으로 ‘교회다움’을 잃어가는 정체성의 위기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정 대표회장=기독교의 정체성은 ‘거룩함’이라고 할 수 있다. 거룩성을 가지고 세상을 감화해 나가야 하는데 교회에서 거룩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보수적인 복음주의교단은 거룩성을 강조하면서 폐쇄적이 됐다. 과거 기독교의 소리가 작았을 때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고 강조하며 교회 밖으로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부흥시대에 교회가 수비형으로 바뀌었다 교회로 들어오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사역한다. 거룩성을 드러내야 하는데 거룩한 무리만 모인 집단이 되어 버렸다. 자기 안에서만 거룩하기에 힘썼다. 그러면서 세상과 담을 쌓게 됐다. 우리가 거룩함을 잃어버리고 세상에 대한 거룩한 영향력도 잃어버렸다. 그것이 정체성의 위기다.

더 무서운 것은 이단·사이비의 문제다. 쉬운 말로 제 신체적 구조를 가지고 이야기해보겠다. 제가 발에 각질이 많이 생긴다. 각질을 수시로 제거하지 않으면 맨살까지 찢어지는 경험을 한다. 사이비는 진짜 같은 가짜라는 말이다. 사이비는 공자의 말을 맹자가 정의하는데 나왔다. 어떤 사람이 사이비냐. 공자는 중용지도를 지키는 사람을 군자라고 말했고, 뜻은 고고하지만 실천하지 않은 사람을 광자라고 말했다. 뜻을 세우지 못하고 바르게 살려고 만 하는 사람을 견자라고 했고, 형편없는 사람을 향원이라 했다. 향원은 평판만 생각하고 힘써서 투철하게 살아가지 않는 사람이다. 맹자는 이를 사이비라고 해석했다. 한국교회에는 소위 좋은 목사님이 많지만 공자의 눈에 향원, 예수님의 눈에는 사이비로 보일 수 있다. 지금은 좋은 목사가 아닌 치열한 목사가 되어야 한다. 치열한 목사가 많아야 한국교회가 살아난다.

△이 대표회장=한국교회는 90% 이상이 보수적이고 복음적이다. 한국교회의 정체성은 순수한 십자가의 복음, 그것이 나타나는 것이 거룩성이다. 그 순수한 성경 중심, 십자가 중심의 정체성이 세속화의 물결이 들어오면서 교회 속에 분열을 가져오고 교권주의로 인한 갈등과 대립을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순수성을 잃어버렸고, 그러면서 이단·사이비가 등장했다. 역사를 보면 6·25전쟁 전후에 사이비 이단이 등장했다. 기독교가 영적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시기다. 지금이 그렇다. 앞으로 복음으로 돌아가는 운동, 진정한 회개가 일어나 사회변화, 사회구원으로 확대 연결되어야 한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과 성직자들의 도덕·윤리적 품위 문제가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은.

△이 대표회장=사실 교회가 영적 영향력을 상실한 이유 중 하나가 물질의 문제다. 또 하나는 영적 지도자의 자격 미달이다. 교권주의를 통해서 개인들의 영향력을 쌓아가려는 모습들, 인간의 왕국을 세우려는 모습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오래전부터 교역자들이 자진 세금 납부를 실천하고 있다. 교회가 물질문제로 비난 받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대형교회는 재정과 관련해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매달 제직회 때 예산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관련 보고를 한다. 연말에 전 당회원에 예·결산보고가 된다. 예산을 집행될 때도 3개의 분과위원회를 거쳐야 결정이 된다. 그 뒤에 또 감사를 한다.

영적 지도자의 지도력 문제는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가 중요하다. 코람데오의 사상을 가지고 항상 하나님 앞에서 자신은 깨어지고 낮아져야 한다. 2000년 교회 역사 가운데 모든 부흥·개혁 운동의 정신은 ‘성경으로 돌아가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재현이다. 복음의 원적인 내용으로 돌아가야 한다. 예수님이 성육신, 성령강림으로 인해 예수님의 사역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 그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정 대표회장=지금 우리는 굉장히 극심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엘빈 토플러에 따르면 세상에서 변화의 물결을 가장 빠르게 타는 것이 대기업이고 늦게 타는 것은 학교 공무원 교회다. 지금 한국교회는 농경사회의 제도를 답습하고 있다. 가령 당회를 예로 들 수 있다. 지금 60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집단은 교회 밖에 없다. 기업의 경우 60대는 오너 정도다. 경륜도 사야 하지만 젊음도 사야 한다. 젊음을 사지 못하는 교회가 파도를 헤쳐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그 다음으로 가난한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 한 세대 앞의 목사의 상은 부자로 살 수 없었다. 그러나 한국경제의 부흥과 교회의 부흥이 맞물려서 교회가 크면 부자로 살 수 있게 되면서 세상과 동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니까 존경받지 못하는 목회자가 된 것이다. 지금은 가난한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 큰 교회들이 앞장서서 재정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추구해야 한다. 칼뱅은 교회가 돈을 써야 할 부분을 사례비와 살림, 구제와 사회적인 봉사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었다.

재정의 투명성과 건강성을 위해서는 계획성이 필요하다. 거룩한빛광성교회는 매년 8월 말 부터 이듬해 예산안을 논의한다.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재정 감사를 받는다.

△이 대표회장=대형교회가 재정에 대해 투명하지 않으면 사회적 이슈가 생겨서 금방 문제가 된다.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 대표회장=동성애 문제는 한기총에서도 한국교회연합과 함께 한국교회가 하나가 돼서 대처하고 있다.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 됐지만 한국에서는 신앙적으로는 물론 전통문화와 도덕적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다. 최근 미국에서 온 분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바마 대통령 측 민주당의 선거 후원단체 중 제일 돈을 많이 낸 단체가 성소수자 단체라고 한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은 그쪽에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500년 유교문화가 지배했던 조선시대를 지나왔고, 남녀의 역할이 바뀌거나 모호해지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동성애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두 가지 트랙으로 가야 한다. 먼저 절대로 동성애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 또 하나는 동성애에 빠진 이들을 어떻게든 거기서 벗어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과거 10년 동안 에이즈 환자가 10배 늘었다. 청소년들이 동성애에 빠지게 되면 만신창이가 된다. 에이즈 환자의 90% 이상이 동성애 환자다. 정부가 소수의 인권이라 침묵하고 있는데 소수의 인권 때문에 다수의 인권을 파괴해서는 안 된다. 성 소수자의 인격은 존중하지만 신앙적·윤리적·사회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 대표회장=기독교가 비둘기 같이 순결한 것은 잘하려 하는데 뱀 같이 지혜로운 면이 부족하다. 현재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는 진리를 부정하고 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주장을 한다. 오직 성경, 오직 예수를 주장하는 기독교는 이것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권과 성경적 가치를 잘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은 마치 우리가 인권을 짓밟는 것처럼 말한다. 우리는 인권을 존중하는 모습, 즉 동성애자들을 치유하는데 앞장서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동시에 동성애 자체는 성경이 좌시하지 않는 죄라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

-미래학자들은 향후 5~10년 사이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말한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이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정 대표회장=대학 복음화가 지금 5%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룩한빛광성교회도 8년 전에 교회청년들이 600명이었는데 지금까지 숫자가 그대로다. 매년 150명의 고3 학생들이 청년부로 올라가는데 청년부원의 숫자가 늘지를 않는다.

△이 대표회장=현상유지만 해도 양호한 편이다. 지금 많은 교회들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 대표회장=장로회신학대 신대원을 졸업한 사람들 중에도 청년사역을 전문적으로 해본 사람이 드물다. 부흥시킬 수 있는 사역자가 매우 부족하다. 청년 담당 전문 사역자를 양성해야 한다. 또한 헌금이 부족한 세대에 교회가 투자해야 한다. 나무를 심으로면 10~20년 투자하지 않느냐. 사람을 키우는 것은 백년지대계다. 교회 교육부서에 재정과 인력 투자를 해야 한다.

△이 대표회장=청년 담당 사역자뿐 아니라 교회학교 담당 사역자가 부족하다. 교역자들이 대부분 성인 목회를 하려 한다. 이와 맞물려서 고민해야 할 문제가 저출산 문제다. 인구가 해마다 줄기 때문에 교회학교 학생은 자연스레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지난 몇 년간 1700명이 넘는 이들에게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 그러다 보니 성도들이 임신한 성도들을 전도해 온다. 한국교회가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다뤄야 한다. 출산장려뿐 아니라 결혼하는 가정에게 기본 3명, 권장사항으로 5명의 아기를 낳으라고 말한다. 출산을 장려하는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회가 건강하게 소외된 이웃을 돌보며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는데 그럼에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정 대표회장=홍보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사역에 대해서는 홍보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독교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던 유시민씨가 보건복지부 장관하면서 기독교가 복지 부분에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 보고 생각을 바꿨다. 거룩한빛광성교회의 경우 4개의 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을 위한 학교, 국적취득을 위해서 시험을 봐야 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센터, 새터민 아이들 교육을 위한 방과 후 학교 등이다.

△이 대표회장=역시 홍보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국민일보가 중요하다. 일반 언론들은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킨다. 교회별로 하고 있는 많은 선한 사역을 세상에 잘 알려야 한다. 한국교회가 언론 홍보를 위한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금년은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을 맞이한 해다. 한국교회가 남북통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이 대표회장=한기총과 더불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시작한 것이 교회 예산의 1%를 떼어 통일기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북한의 문이 갑자기 열릴 때 학교나 병원과 같이 가장 필요한 시설을 세우는 일에 교회가 앞장선다면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고 복음화가 빨리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 대표회장=전적으로 동의한다. 통일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때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그때 기금이 없으면 통일은 쪽박이다. 기금을 모아야 한다.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희망의 메시지를 한 마디씩 해달라.

△이 대표회장=어떤 비난과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어도 기독교 신앙은 부활의 신앙이기 때문에 절망 속에서 희망을 꽃피운다. 기독교가 우리의 영적인 모습을 회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어두운 한국사회에 빛의 역할,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희망이다.

△정 대표회장=지금 한국사회는 권위해체 시기를 맞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힘이 있었기 때문에 공격을 받은 것이다. 세계 기독교에서 동력이 가장 다이나믹한 곳은 한국교회다. 아직 불씨가 왕성히 살아 있다. 기도의 저력이 있다. 이럴 때 우리가 절망보다는 희망을 얘기하고 부활의 주님을 바라보자.

△이 대표회장=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면 모든 문제가 하나가 된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