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심상치 않다. 5월에만 7개의 태풍이 발생해 197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9호 태풍 ‘찬홈’에 이어 제11호 ‘낭카’가 한반도를 향해 오면서 올해는 태풍이 얼마만큼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형 태풍 낭카는 일본을 관통해 18일께 우리나라 동해 남부해상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앞서 5월 말 발표한 ‘3개월 날씨 전망’에서 6∼8월 북서태평양에 11∼14개의 태풍이 발생해 이 가운데 2∼3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다만 기상청 전망치는 올해 8월까지에 대한 관측 정보여서 우리나라에 9월 이후 영향을 줄 수 있는 태풍의 개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올해 5월22일 기준으로 발생한 북서태평양 지역의 태풍은 평년 발생 평균(2.3개)보다 훨씬 많은 7개였다. 이는 1971년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이달까지는 총 12개의 태풍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추세라면 태풍 발생이 집중되는 7∼8월을 보내고 나면 발생 건수는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5월 당시 이미 발생한 7개의 태풍에 6∼8월 예상치 11∼14개를 합산하면 예상되는 태풍 발생 건수는 20개 안팎(18∼21개)이다.
올해 유난히 태풍이 많은 이유는 높은 수온과 강한 바람, 활발한 대기 발산 현상 때문이다. 높은 수온은 엘니뇨 현상과 연관이 있다. 엘니뇨가 발생하는 해에는 전체적으로 기온이 따뜻하고 태풍 진로도 평상시보다 동쪽, 남동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태평양 수온이 높아 태풍 발생 해역에 열에너지 공급이 원활했고 상층 대기로의 발산도 강하게 일어나 태풍 활동이 활발해졌다. 아울러 올해에는 적도서풍이 예년보다 강해 태풍이 남동쪽에서 많이 생길 것으로, 태풍의 활동 기간이 길어져 평년보다 세력이 강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태풍 발생 건수가 늘어도 우리나라에는 평년과 비슷한 수의 태풍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동중국해 인근까지 올라오는 태풍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특정 시점에 우리나라의 기압 배치 등 변수가 많아서 ‘어느 정도 온다’고 단언하기는 어렵고 더 지켜봐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 “과거 통계와 평년 값, 현재의 기상 정보 등을 종합해 최선의 예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23개의 태풍이 발생해 이 가운데 4개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태풍 잇단 ‘북상’ 심상치 않다… 올해 44년 만에 최다 발생?
입력 2015-07-15 07:34 수정 2015-07-15 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