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왜 ‘5163’ 사용했나… 박정희가 한강 넘은 시각?

입력 2015-07-15 00:05 수정 2015-07-15 01:33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해킹업체로부터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인정한 가운데 국정원이 왜 ‘5163부대’라는 명칭을 사용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정원은 14일 이탈리아 해킹팀(Hacking Team)으로부터 스마트폰 도·감청이 가능한 해킹 프로그램 ‘RCS(Remote Control System)’를 구입했다고 밝했다. 국정원은 해킹팀의 내부자료가 유출되면서 ‘육군 5163 부대’라는 기관명으로 지난 2012년부터 RCS를 거래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네티즌들은 5163이라는 숫자조합이 어디서 나왔는지 여러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득표율이었다거나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득표율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의 득표율은 42.8%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 득표율 역시 51.63%가 아닌 51.55%다.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5·16 쿠데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벽 3시에 한강철교를 넘은 데서 따왔다는 설이다. 이는 지난해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론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7일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에게 “흔히 국정원을 부를 때 5163, 7452라고 부른다. 왜 그런지 아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자가 모른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5163 부대는 5·16 쿠데타 때 박정희가 새벽 3시에 한강을 넘어서 (붙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7452는 7·4남북공동선언을 위해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판문점을 넘어간 날짜가 5월 2일인 데서 유래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정원은 “약 20명분의 RCS를 구입했지만 대북 및 해외 정보, 기술 분석, 해외 전략 수립 및 연구 목적으로만 썼다”며 민간인 사찰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