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탈옥으로 대통령도 위기+미국과도 불신

입력 2015-07-14 21:07
사진=국민일보 DB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탈옥이 멕시코의 허술한 치안 체계에 대한 미국의 불신을 산 것은 물론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도 약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마약단속국(DEA) 로스앤젤레스 지부 요원들이 구스만이 지난 2월 체포된 직후부터 탈옥 계획을 수립하고 있을 것이라는 정황을 포착했었다고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그러나 DEA는 구스만이 탈옥할 때까지도 관련 정보를 멕시코 당국에 넘기지 않았다.

미국 NBC방송은 미국이 그동안 구스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멕시코 당국의 무능한 모습 때문에 멕시코 당국을 불신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조명, 환풍기까지 설치된 1.5㎞에 이르는 땅굴을 통한 탈옥 방식을 볼 때 마약조직과 유착한 멕시코 관료들의 방조가 의심되기 때문이다.

2012년 멕시코를 더 안전한 국가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니에토 대통령도 지난해 9월 대학생 43명이 경찰과 결탁한 조직폭력단에 피살된 사건과 부인의 뇌물 수수 등에 이어 이번 탈옥 사건까지 겹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영국 언론인 맬컴 베이스는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구스만 같은 사람을 감방에 가둬둘 능력도 없으면서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할 입이 있겠느냐”고 논평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