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의 프레임은 같았다. 그러나 반응은 판이하게 다르다. 그룹 위너의 송민호(22)와 샤이니의 종현(본명 김종현·25) 얘기다.
14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송민호와 YG, Mnet의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으나 네티즌 반응은 싸늘하다. 반면 종현에 대해선 “다시 봤다” “멋지다”는 의견이 많다.
송민호는 지난 10일 방송된 Mnet ‘쇼미더머니4’에서 여성들이 성적(性的) 모욕감을 느낄만한 랩을 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여성 팬들을 지칭해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리) 다 벌려”라고 했다.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여성들을 성적으로 조롱한 가사다.
송민호의 산부인과 랩에는 여성혐오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비난 여론은 걷잡을 수없이 번졌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와 송민호는 묵묵부답이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 그랬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지난 13일 성명서를 내고 “쇼미더머니4에 방영된 송민호의 랩은 대한민국 여성에게 성적인 모욕감을 준 것은 물론 불철주야로 진료하고 있는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소속 4000여 산부인과 의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YG와 송민호는 그제야 부랴부랴 사과에 나섰다. 송민호는 성명 발표 몇 시간 뒤 위너 공식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게재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서 나온 제 모습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고 적었다. 정신 차리고 여섯 문장짜리 사과문을 작성하는 데 3일이나 걸린 셈이다.
송민호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종현이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종현은 지난달 25일 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한 발언으로 뒤늦게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예술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존재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는 종현의 말을 일부 네티즌이 “여성을 대상화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종현은 논란이 일고 있음을 알자 곧바로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의 의견을 구했다. 지난 11일 “전 여성혐오자도 아니고 여성비하 발언을 한 적 없다”며 “혹시나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줬다면 어느 부분이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서 이렇게 소통한다”고 호소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 종현은 여성비하 문제를 제기한 네티즌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냈다. 이 일을 정확히 이해하고 싶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물었다.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뒤 종현은 “덕분에 여성분들이 제가 예상 못한 불쾌감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걸 배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송민호와 종현은 도마 위에 오른 발언의 수위부터 다르다. 남녀불문 쓴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송민호와 달리 종현의 발언은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여론이 많다.
그럼에도 종현은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리고 본인의 생각이 부족했을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 두 아이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이유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여성 비하 ‘비난 일색’ 송민호와 ‘멋진’ 종현이 다른 이유
입력 2015-07-15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