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여성 10명 중 8명은 유방암 자가 검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검진법을 아는 여성도 매우 드문 것으로 조사됐다. 유방암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인식도 적지 않았다.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정성후·이사장 한세환)는 국내 30~40대 성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암 인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4명 중 1명(23.5%)은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암을 꼽았다고 13일 밝혔다. 비교적 젊은층 여성 역시 암 발병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한국 여성에서 가장 발병 증가율이 높은 암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가량(46%)이 위암을 꼽았다. 유방암이라 답한 비율은 단 5.2%에 그쳤다. 하지만 실제 유방암은 연평균 5.9%씩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999~2012년). 이는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치다. 30~40 여성이 증가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 위암이 소폭 감소 추세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응답자들은 여성에게 생기는 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암이 자궁경부암일 것이라 생각했지만(48.7%, 487명), 실제로는 유방암 발생자 수(1만6521명)가 가장 많았다. 그 뒤를 대장암(1만1543명), 위암(1만8명)이 뒤따랐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의 약 5분의 1 수준인 3548명에 그쳤다.
유방암은 의료비 부담도 만만찮았다. 진단부터 사망까지 진료비를 계산해 봤을 때 총 진료비가 2000만원을 넘는 암은 유방암(2079만원)이 유일했다. 하지만 유방암의 의료비가 가장 높을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3.4%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50.5%)이 가장 높을 것이라 답한 간암(1032만원)은 유방암 진료비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유방암학회 김성원(대림성모병원 유방센터장) 홍보이사는 "유방암은 예후가 좋아서 4기 같은 말기에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사람이 많고, 호르몬 요법이나 항암제 처럼 같이 쓸 수 있는 치료법 선택이 다른 암 보다 많기 때문에 의료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예방 노력도 미흡했다. 가슴을 손으로 만져서 몽우리 등을 확인해 본 적 있다고 응답한 여성은 56.3%에 달했다. 하지만 매월 1회씩 권고 주기를 지켜 진행하는 30~40대 여성은 10명 중 1명(13.5%)꼴에 불과했다. 86.5%는 연령에 맞는 자가 검진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자가 검진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여성은 2.8%에 불과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조기 검진을 위해 30세 이후에는 매월 유방 자가 진단을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을 권장하고 있다.
유방암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는 “아직도 많은 여성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낮게 여기고 있는데, 생활습관 변화 등으로 발병 위험은 오히려 커진 만큼 평소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30~40대 여성,10명 중 1명만 “유방암 자가 검진”
입력 2015-07-14 17:59 수정 2015-07-14 1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