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개·폐회식을 돔구장에서 치르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SBS에 따르면 평창조직위 고위 관계자가 “올림픽이 열리는 2월은 혹한의 날씨가 예상된다. 이를 고려하면 경기장에 뚜껑을 씌울 수밖에 없다”면서 “예산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돔구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이 영하의 날씨 때문에 힘들 것이란 전망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그러나 조직위는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D-3년’ 이벤트 대회를 개최하면서 돔구장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 대회 당시 평창의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올라갔지만 강풍과 눈보라가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그나마 이 대회에선 오후 4시에 개막행사를 시작했지만 3년 뒤 실제 개·폐회식은 오후 7~8시에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즉 기온이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 소치 올림픽 모두 돔 구장에서 개최됐다. 그러나 평창의 경우 개·폐회식이 진행되는 동안 선수를 비롯해 관중, 개·폐회식 출연진이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평창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빅 이벤트이다”며 “어떤 사람은 경기장에 뚜껑이 있으면 불꽃놀이 같은 것을 할 수 없다면서 반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지만 영하 10도가 넘는 추위에서 더군다나 밤에 출연진이 제대로 공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돔구장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부지의 총 건설 예산은 약 1300억 원이다. 개·폐회식장 전체 건설비의 50%는 정부, 나머지는 평창조직위와 강원도가 절반씩 분담하게 돼있다. 그러나 돔구장을 건설할 경우 강원도의 재정악화 또한 우려된다. 완전한 돔 형태의 스타디움을 짓기 위해선 최대 2000억원이 든다. 평창조직위가 생각하는 지붕만 씌우는 돔구장의 규모는 300억~500억원의 추가 예산이 들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개·폐회식 이후 지자체에서 감당해야 하는 돔구장 사후 활용과 유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평창조직위가 돔구장을 짓기 위해선 문체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문체부는 지난해 개·폐회식장을 기온이 비교적 높은 강릉 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하려 했지만 평창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무산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작 이틀만 사용할 장소를 위해 그 많은 돈을 추가로 투입해야하는가. 돔구장이 필요한지 적절성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며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네티즌들은 평창의 돔구장 소식에 “쓸데없는데 돈 그만 쓰고 개막식 한낮에 합시다” “개·폐회식 참가자들 복장을 따듯하게 디자인하면 해결될 거 같아요” “평창 돔구장 진짜 기가 막힌다” “동계올림픽을 여름에 해라” “한번 사용하는 개회식장을 수천억을 들여 짓는다니 날강도가 따로 없네” “혈세 낭비하지 마세요” “소박하게 치릅시다” “유지관리비는 어쩌라고” “강원도 파산하겠군”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평창, 개폐회식 한번 하자고 수천억원 돔구장 건설?…돈 구장이네!
입력 2015-07-14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