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묵은 국제사회의 현안인 이란 핵 협상을 타결로 이끈 주역 가운데 존 케리(72) 미국 국무장관이 단연 눈길을 끈다.
협상 참여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의 대표격인 그는 대퇴골 골절이란 중상을 당했지만, 목발을 짚고 협상장에 나가는 ‘투혼’을 보였다.
케리 장관은 지난 5월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핵협상을 진행하다 잠시 짬을 내 프랑스 알프스 지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져 골절 사고를 당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정도였지만, 핵협상 최종시한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어서 자칫 협상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사고 직후 고향 보스턴으로 날아가 수술을 받은 케리 장관은 병원에서도 협상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수술 후 케리 장관과 첫 인터뷰를 한 보스턴글로브는 “병실에 보안전화선을 깐 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핵협상팀과 수시로 통화하고, 협상 파트너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도 이메일을 주고받았다”고 그의 근황을 전했었다.
이후 케리 장관은 핵협상 시한을 나흘 앞둔 지난달 26일 오스트리아 빈 협상장으로 복귀, 목발을 짚은 모습으로 최종 담판에 나섰다.
이란 무기금수 해제 등 막판 쟁점을 놓고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한이 6월30일에서 7월7일, 10일, 13일, 14일로 네 차례 연기되는 동안 그는 빈에 남아 보름 동안 매일 자리프 장관과 머리를 맞대고, 최소 51차례의 회의를 여는 강행군을 계속했다.
보스턴글로브는 “단일 이슈 때문에 연속으로 외국에 체류한 기록으로는 1974년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이 중동 문제로 28일 동안 나가 있었던 것을 케리 장관이 넘어섰다”고 전했다.
신문은 “우크라이나, 시리아, 기타 중동 문제에서 별 성과를 내지 못한 케리 장관이 이란 핵협상 타결로 확실한 업적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이란 핵타결] 협상타결 일등공신, 케리 미 국무장관의 ‘목발투혼’
입력 2015-07-14 17:14 수정 2015-07-14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