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2기 체제 출범...경상도 당직 배제 방침에 TK 강력 반발, 출발부터 삐걱

입력 2015-07-14 16:55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주요 당직을 개편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진두지휘할 사무총장단에 ‘비(非) 경상도’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 총선 승리와 탕평에 초점을 맞춘 인사다.

하지만 경상도 배제 방침에 TK(대구·경북)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는 등 후유증이 컸다. 결과적으로 친박(친박근혜)도, 비박(비박근혜)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대표는 사무총장에 황진하 의원을 임명했다. 지역구가 경기 파주을인 친박계 3선 의원이다. 제1사무부총장은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원외 몫인 제2사무부총장은 박종희 경기도 수원갑 당협위원장이 맡게 됐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유임됐고, 이장우(대전 동구)·신의진(비례대표) 의원이 대변인에 새로 임명됐다. 이날 발표된 19명의 당직자 중 경상도 출신은 실버세대위원장에 유임된 정해걸 전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이 유일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지도부의 의견을 모아 이런 진용을 갖췄다”고 했다.

하지만 당장 영남 지역 의원들이 들고 일어섰다. 김 대표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 발언이 이들을 자극했다. 수도권 표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와중에 나온 말이었다. 경북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 본인이 부산 출신이면서 경상도를 싸잡아 동메달이라고 하니 기가 찰 따름”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경상도는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 TK 출신들의 씨를 말리려고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김태환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이런 분위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김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이날 새 원내수석부대표에 대구 출신 조원진 의원이 임명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왔다.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가 임명하는 자리지만 당 대표의 입김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주요 당직 가운데 전략기획본부장과 홍보기획본부장, 대표비서실장을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것도 영남권 반발과 연결시켜 보는 시각이 많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