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제작사 소속 PD(이하 외주 PD)가 종합편성채널 소속 PD(이하 종편 PD)에게 폭행 당해 수술까지 받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피해자인 외주 PD가 전형적인 갑을 관계로 신고조차 제대로 못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분노와 함께 안타까워했다.
14일 한국독립PD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새벽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술집에서 외주 PD가 종편 PD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4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당시 두 사람은 도입부 영상에 대해 시사를 한 뒤 술자리를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종편 PD가 외주 PD를 일방적으로 폭행했다. 사건 당일 주변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지만 당사자들이 단순 폭행이라고 해명해 경찰은 곧바로 철수했다.
피해자인 외주 PD는 다음날 병원에서 안면골절 등의 진단을 받고 서울의 한 대형병원으로 옮겨져 수술까지 받았다. 지난 10일 퇴원 무렵 두 사람은 합의했으며 종편 PD는 회사에서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폭행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이 모두 함구하고 있어 알려지지 않았다. 협회는 이번 사건이 방송사와 외주사 간의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 사건인 만큼 양측의 합의와 무관하게 종편에 책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오는 15일 오전 11시에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협회 관계자는 “가해자는 물론 피해자도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다”며 “피해자의 경우 프로그램 편성에 지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같은 사건은 풍문으로 많이 들려왔지만 이번 사건은 가벼운 상황은 아니다”라며 “갑을 관계에서 비롯된 사건인 만큼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밥줄이 끊길까봐 제대로 말도 못하는 것 아니냐”며 안타까워했다. “피해자가 된 상황에서도 다음 프로그램 편성을 위해 아무 말 못하고 고갤 숙여야 한다니, 안타깝다” “4주면 일반 폭행은 아닌데 단순 폭행이라고 경찰을 돌려보내다니…” “갑을 관계인데 합의를 제대로 봤을지 의문이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다른 네티즌은 “해당 방송사와 담당 PD의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며 격분하기도 했다.
반면 “한 사람의 행동으로 전체를 평가하지 말라”는 반론을 제기한 네티즌도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종편 PD 맞아 수술까지 했지만” 외주사 PD의 설움 …방송사 갑질 논란
입력 2015-07-14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