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52) 동양대 교수가 그룹 샤이니의 종현(본명 김종현·25)에게 여성 비하 문제제기를 한 네티즌의 의견을 반박했다.
진 교수는 14일 트위터에 “누님이 종현 동생에게 가르쳐 준 이야기가 왜 얼토당토 않는 소리인지 말씀드리겠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여성을 뮤즈로 보는 전통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신이 없는 시대에 들어와 인간여성이 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이 뮤즈라는 건 여성혐오나 비하가 아니라 외려 낭만주의적 여성숭배의 문화적 흔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그렇다면 왜 여성은 허울 좋은 뮤즈만 하고 실속 있는 예술가는 남성이냐는 불평이 남는다”며 “위대한 예술가들의 위대한 뮤즈들은 상당수가 강한 여자들이었고 동시에 자기 스스로도 위대한 예술가들이었다”고 언급했다.
진 교수는 이어 “원래 ‘이즘’ ‘이데올로기’라는 게 무서운 것이어서 일일이 논박해도 생각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며 “다만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싶은 부분만 명확히 해둠으로써 이런 일이 쉽게 반복되지는 않길 기대할 뿐”이라고 적었다.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 종현과 지난 12일 온라인상에서 대화한 네티즌 첸을 염두에 둔 트윗으로 보인다. 이들의 대화는 종현이 먼저 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발언 중 어떤 부분이 문제였는지 물으며 시작됐다. 이후 첸은 자신의 블로그에 대화 전문을 공개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대화에서 첸은 “여성이 유독 뮤즈로 숭앙되는 경향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상당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경향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더 정확하게는 (종현은) 여성이 쉽게 영감을 제공하는 객체의 역할을 맡는 성평등적이지 못한 현실에 대해 무감각했다”라며 “이를 무의식적으로 긍정했다고 여겨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종현은 “첸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면 한 분 한 분께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얘기하고 싶은 정도로 안타깝다”며 “오해가 풀렸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첸님의 이야기 때문에 여성 분들이 제가 예상 못한 불쾌감을 느꼈을지 모른다는 걸 배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앞서 종현은 지난달 25일 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한 발언으로 뒤늦게 논란에 휩싸였다. “모든 예술가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존재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는 종현의 발언을 일부 네티즌이 “여성을 대상화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종현은 지난 11일 트위터에 “전 여성혐오자도 아니고 여성비하 발언을 한 적 없다. 혹시나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면 어느 부분이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서 이렇게 소통한다”라며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진중권 “여성=뮤즈, 비하 아니라 숭배” 종현 가르친 네티즌 반박
입력 2015-07-14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