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은 묻지마 투자?” 36조 이미 투입,46조 추가 투입해야

입력 2015-07-14 14:14

감사원이 14일 발표한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과 분석'에 대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외 자원개발 사업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투자로 평가됐다.

이미 35조8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됐지만 성과는 미미했고, 앞으로 46조6천억원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지만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 과정에서 안정적인 자원확보라는 본래의 목적은 변질돼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 등은 양적 성장에만 치중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성과 분석 감사여서,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며 "(이명박 정부 당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관련해 지난 감사와 검찰 조사에서 이미 책임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169개 사업에 총 35조8천억원이 투입됐지만, 성과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석유공사는 97개 사업에 21조7천억원을 투입했고, 가스공사는 25개 사업에 10조3천억원, 광물자원공사는 47개 사업에 3조8천억원을 튜입했다.

그렇지만 석유의 경우 총 도입물량이 연간 석유수입량의 0.2% 수준인 224만배럴에 불과했다.

특히 석유공사는 현실적으로 석유 도입이 불가능한 10개 사업에 석유공사 총투자비의 29.3%에 달하는 5조7천억원을 투자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다만 광물이나 가스의 경우 일정부분 성과가 있어 광물은 총 지분생산량의 31.5%를, 가스는 66.5%를 도입했다.

산업부는 특히 비상시에 석유·가스공사의 하루 지분생산량인 29만9천배럴 가운데 79%의 석유·가스를 도입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는 24%만 도입할 수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각 공사는 앞으로 48개 사업에 46조6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감사원이 구체적 분석이 가능한 투자비 22조7천억원을 분석한 결과 향후 5년간 투자비는 1조8천억원으로, 투자비는 9조7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석유공사는 1조9천억원, 가스공사는 1조6천억원, 광물자원 공사는 1조2천억원의 차입금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향후 투자계획이 있는 40개 사업의 재무 상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2014년 9조7천억원 증가한 12조8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5년 동안 현금 수입이 14조5천억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감사원은 일부 사업의 경우 유동성 위기, 사업 중단 등의 이유로 정상 추진이 불투명하고, 결국 재무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반영할 경우 2019년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78%→320%, 가스공사는 244%→277%, 광물자원공사는 134%→692%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감사원은 각 공사들이 자원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히자 단순 지분 투자 등 양적 확대에 치중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어 양적 규모는 성장했지만, 규모에 걸맞은 기술력이나 전문인력은 확보하지 못해 자원개발 전문 기업이라는 당초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의 경우 규모는 4배 이상 확대됐지만, 생산량 유지를 위한 장기 전략이 없어 규모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물공사의 경우 총 37개 사업 가운데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을 제외한 36개 사업이 지분 등을 확보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사업 과정에서 담당 부서가 사업의 위험 요인을 축소·은폐하는 등 사업타당성을 왜곡했으며, 내부통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광물공사는 자문사로부터 특정 사업의 채굴활동 금지 가능성에 대해 자문을 받고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았고, 석유공사는 재무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특정 사업을 추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