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극장가 애니메이션 영화의 관객몰이 경쟁이 시작됐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친구와 연인 등 여러 관객층을 겨냥한 다양한 애니메이션이 속속 선보인다. 올 여름 첫 테이프를 끊은 작품은 지난 9일 개봉된 ‘인사이드 아웃’으로 첫 주말 75만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어 ‘숀더쉽’ ‘미니언즈’ ‘고녀석 맛나겠다2: 함께라서 행복해’ ‘포켓몬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 등이 줄줄이 찾아온다.
◇가족을 위한 동화 ‘인사이드 아웃’=기발한 상상력과 따뜻한 정서로 어른들에게도 어필하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온 픽사의 장점을 살린 영화다. 열한 살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에 있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캐릭터를 통해 사람의 감정과 기억, 마음과 생각이 어떻게 움직이고 변화하는지 그려낸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향연이 관객의 마음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몬스터 주식회사’ ‘업’ 등으로 오스카상을 두 차례나 받은 피트 닥터 감독은 밝고 명랑했던 열한 살짜리 딸이 어느 날 갑자기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사춘기를 맞은 딸의 감정변화를 애니메이션으로 의인화한 것이다. 가족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북미 지역에서 먼저 개봉해 3주간 2억46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친구들의 모험과 우정 ‘숀더쉽’=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이름난 아드만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아드만은 1972년 영국에서 데이비드 스프록스톤과 피터 로드가 설립한 애니메이션 제작사다. 2000년 ‘치킨 런’으로 북미에서 1억5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2005년 ‘월레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받기도 했다.
마크 버튼 감독의 ‘숀더쉽’은 집을 나간 아빠를 찾으려 위험천만한 도시로 떠나는 양 숀과 친구들의 모험을 그렸다. 양떼의 리더 숀, 장난꾸러기 트윈스, 어린양 티미 등이 등장한다. 대사가 없어도 이들 캐릭터의 움직임만으로 유머와 드라마가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형을 만들어 조금씩 변형시키면서 촬영하는 클레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특성을 잘 살렸다. 23일 개봉. 85분.
◇‘슈퍼배드’ 인기 잇는 ‘미니언즈’=세계적인 흥행작 ‘슈퍼배드’의 제작사 일루미네이션이 명예를 걸고 제작한 작품이다. ‘슈퍼배드’의 인기 캐릭터 미니언을 중심으로 카일 발다 감독이 연출했다. 미니언 삼총사 케빈, 밥, 스튜어트가 여성 악당 스칼렛을 만나며 펼치는 모험담을 담았다. 영어 판에서는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불럭과 존 햄, 마이클 키튼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오래 전 최고의 슈퍼 악당만을 보스로 섬겨온 미니언들이 있었다. 의도치 않은 치명적 실수로 인해 보스들과 이별하게 되고, 우울증에 빠진 미니언들을 구하기 위해 용감한 리더 케빈이 자유로운 영혼 스튜어트, 무한 긍정 밥과 함께 ‘슈퍼배드 원정대’를 결성한다. 이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해프닝이 우스우면서도 귀엽다. 30일 개봉. 91분.
◇아이들 유혹 ‘고녀석 맛나겠다2’와 ‘포켓몬’=어린이가 있는 집이라면 한 권씩 있을 법한 일본 미야니시 다쓰야의 베스트셀러에 바탕을 둔 애니메이션이다. 꼬마 공룡 미르가 펼치는 모험을 최근 흔해진 3D 방식이 아닌 7만여 장의 셀로 이뤄진 2D 셀 방식으로 제작했다. 최경석과 일본 노나카 가즈미가 감독을 맡았다. 엄상현 안장혁 등 스타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가 반갑다. 30일 개봉. 80분.
일본의 장수 캐릭터를 앞세운 애니메이션도 찾아온다. ‘포켓몬스터’ 극장판 시리즈 ‘포켓몬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다. 전설 속 바다 신전에 숨겨진 보물을 수호하는 임무를 맡은 포켓몬레인저를 만난 지우 일행의 여정을 그렸다. 일본에서 포켓몬 시리즈는 누적 관객 7000만명을 돌파했다. 유야마 구니히코 감독. 22일 개봉. 107분.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이번 여름방학에는 애니메이션들의 경쟁이 펼쳐진다
입력 2015-07-14 1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