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 ‘빈 글러브 태그’ 논란이 아무런 사과나 징계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시 오심과 관련해 심판들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SK 구단이나 김광현도 심판과 상대팀을 속인 행위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빈 글러브 태그’ 논란이 벌어진 지 6일이나 지났지만 KBO나 SK 구단은 조용하다. 특히 SK 구단측은 공식 사과하라는 팬들의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14일 SK 구단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과를 요구하는 야구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지 않다”면서 “김광현 선수가 잘한 것은 없지만, 경기 중 일부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광현이 공개 사과나 양심선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며 “도루나 사구의 순간 진실과 다른 판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모두 기만행위로 간주, 공개사과를 해야 하는가”하고 되물었다.
김광현은 현재 왼쪽 팔꿈치 염증 악화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올스타전 선발 출장은 물론 후반기 출전 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군서 제외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감독과 코치진이 판단한 사항이겠지만 그 시기가 미묘해 팬들의 눈총을 받았다.
경기를 총괄하는 책임이 있는 KBO 또한 뒷짐 지고 있다. 당시 오심을 한 심판들에 대한 징계를 하지 않기로 했다. ‘태그 논란’ 다음날인 10일 KBO의 도상훈 심판위원장은 “심판의 오심과 관련해 심판의 징계를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KBO 고위 관계자는 13일 “그날 판정에 대한 심판의 징계는 없다. 별도로 상벌위원회도 열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광현의 ‘빈 글러브 태그’처럼 심판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으로 여겨 넘어간 것이다. 여기에는 “모두를 속인 김광현 대신 심판이 징계받는다”라는 비난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두 편으로 갈라졌다. 한 네티즌은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건가”라고 반문하며 “태그 당시 김광현의 행동을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경기 이후 모습은 달랐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네티즌은 “김광현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잘 한 것은 아니지만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옹호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김광현 태그 논란 ‘사과는 없다’… 결국 어물쩍 넘어가나
입력 2015-07-14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