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야구 방망이로 때리고 인분까지 먹인 교수에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교수는 폭행을 사주한 뒤 아프리카TV로 확인하기도 했다. 경찰은 “피해자는 교수가 되려고 가혹행위를 견뎠다. 현대판 노예”라며 혀를 끌끌 찼다.
경기도의 모 대학교 교수 A씨(52)는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학회 사무국에 취업시킨 제자 B씨(29)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년 동안 수십차례에 걸쳐 야구방망이 등으로 B씨를 폭행했다. A씨는 B씨가 전치 6주의 상해로 수술을 받게 되자, 손발을 묶고 얼굴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40여 차례에 걸쳐 호신용 스프레이를 얼굴에 쏘아 화상을 입혔다. 인분을 모아 10여 차례에 걸쳐 먹인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외출 중일 때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오늘은 따귀 OO대”라는 식으로 다른 제자 C씨(24) 등에게 폭행을 사주했고, 폭행 장면을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통해 휴대폰으로 실시간 확인했다.
네티즌들은 “대학교수가 어떻게 저럴 수 있냐”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인간 이하의 악랄한 행위” “똥 먹고 후배들한테도 폭행 당한 저 대학원생은 대학 사회에서 짤릴테고 똥 먹인 교수는 가벼운 징계 끝에 복직해서 당당하게 정년까지 갑질할 것” “조선시대 양반도 천민에게 똥을 먹이지는 않았을 것” “그 나이에 부끄럽지도 않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B씨가 이 같은 비위에도 A씨 곁을 머문 것은 교수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 때문이었다. B씨는 디자인 분야 권위자인 A씨가 과거 제자를 지방 모 대학에 교수로 채용하는데 도움을 준 것을 보고, 자신도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엽기적인 A씨의 가혹행위를 참아왔다.
A씨도 공증까지 만들며 B씨를 입막음 했다. A씨는 “너의 실수로 회사에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다”며 20여 차례에 걸쳐 1억여 원의 채무이행각서를 쓰게 한 뒤 변호사를 통해 공증을 받았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올해 5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B씨 휴대폰에 남아 있는 증거 자료로 A씨 등의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A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증거가 제시되자 “잘못했다. 선처를 바란다”며 법원에 1억여 원을 공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가혹행위에 가담한 A씨의 제자 C씨(24)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D씨(26·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교수 A씨는 D씨에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30만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해 왔고, 이 마저도 최근엔 주지 않았다”며 “임금을 착취하고 야간에는 잠을 재우지 않고 가혹행위를 일삼는 등 그야말로 현대판 노예처럼 부려왔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제자가 현대판 노예?” 인분 먹인 교수 ‘부글부글’
입력 2015-07-14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