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절대성을 강조하며 '알았습니다'로 상징되는 무조건적인 복종을 촉구했다.
사실상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이견'을 제시하지 말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2면 '야전형의 지휘성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를 무조건 따를 것을 강조했다.
신문은 당 일꾼의 모범적 자세를 제시하는 이 글에서 먼저 "오늘 우리 인민군대 지휘관들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 당의 결정 지시에 오직 '알았습니다'라는 대답밖에 모른다"고 밝혔다.
신문은 "열백을 하고 싶어도 최고사령관이 하나를 하라고 하면 무조건 하나를 하여야 하는 것이 혁명 군대"라며 '명령 지시에 대한 절대성·무조건성이 혁명 군대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 지휘관들처럼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 당의 결정 지시에 오직 '알았습니다'로 대답하는 일꾼이 바로 당과 뜻을 같이하는 참된 동지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군 지휘관들에게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가르쳐준 대로만 하면 모든 일이 다 잘된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다"면서 "조건과 가능성을 따지기 전에 당 정책을 절대적인 진리로, 지상의 명령으로 받아들이는 입장과 자세"를 주문했다.
북한 매체가 최고지도자와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것은 새롭지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표현으로 복종을 촉구하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으로 2009년 별다른 준비없이 갑자기 후계자로 내정되고, 2011년 부친의 사망으로 권좌에 오르다 보니 정치적 기반이 매우 허약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뻘인 핵심 간부들에 대한 불신이 심화하면서 사소한 사안을 꼬투리 잡아 숙청과 총살을 남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신의 지시에 '이견'을 보이는 간부들에게는 무자비한 숙청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실제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최근 숙청한 간부 상당수는 그의 지시에 이의를 제기하고 불만을 표출했다는 '불경죄'를 저질렀다.
특히 경험이 많은 기술 관료나 전문가들의 '문제제기'가 숙청의 대상이 됐다.
올해 1월에는 김정은의 핵심 군사참모였던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이 대외 군사협력 문제와 관련, 김정은의 지시에 이견을 제시했다가 크게 질책을 받고 숙청됐다.
조영남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 대동강 쑥섬에 건설 중인 과학기술전당 설계에 대해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이견을 제시하고, 미래과학자거리 건설과 관련해서도 '전기부족으로 공사하기 힘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가 2월 처형됐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임업성 부상(차관급)은 김 제1위원장이 올해 역점사업으로 제시한 산림복구 사업이 임업성에 과업이 하달되자 불평했다가 올해 1월 처형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처럼 숙청이라는 '충격요법'을 무기로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면서 지시의 무조건적인 이행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근래 여러 부문에서 점차 김일성·김정일의 흔적을 지워가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절대적 권력을 과시하려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우린 오직 ‘알았습니다’ 대답밖에 모릅니다” 北,김정은 지시 무조건 복종 촉구
입력 2015-07-13 2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