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U대회 모두가 금메달에 환호를 보낼 때…

입력 2015-07-13 20:53
지난 11일 광주 서구 염주전천후테니스장에서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 게이오 대학의 콘도 다이키(23)와 같은 대학에 다니는 후배 우에스기 카이토(20)가 만났다. 접전 끝에 콘도가 2대 1로 승리했다.

그러나 시상식은 여느 경기 때와 달랐다. 시상대도 없었고 국기도 올라가지 않았다. 메달도 없었다. 광주U대회 마스코트 ‘누리비’ 인형을 주는 게 전부였다. 13일 선수촌에서 만난 콘도는 “메달은 없지만 유니버시아드라는 명예로운 대회에서 우승은 엄청난 기쁨”이라며 “앞으로 시합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U대회에서는 모두가 금메달에 환호할 때 순위와 상관없는 또 다른 경쟁이 펼쳐졌다. 콘도가 우승한 건 바로 콘솔레이션 경기다. U대회에 출전해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경기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은 대회 참가도 교육이라는 방침에 따라 U대회 때마다 종목을 정해 콘솔레이션 경기를 진행한다.

이번 광주U대회에선 지난 카잔U대회에 이어 테니스 종목에서 콘솔레이션 경기를 열었다. 출전 자격은 아쉽게도 너무 쉽다. 대표팀에 소속된 4명의 선수 중 단식에 출전하지 못한 나머지 2명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또 단식에 출전한 2명 중 첫 번째 경기에서 탈락해도 참가할 수 있다. 메달은 없지만 경기 진행만큼은 엄격하다. 남녀 각각 27명과 26명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1·2라운드와 준준결승, 준결승, 결승을 통해 우승자를 가렸다. 최현정 심판은 “친선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참가 선수들은 화합하고 우정을 나누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광주=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