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미, "악플 때문에 스스로 머리 깎았다"...나를 돌아봐 제작 발표회 현장 스케치

입력 2015-07-13 19:14
사진=KBS 나를 돌아봐 유튜브 캡처

“악플 상처에 내 손으로 머리카락 잘랐어요.”

배우 김수미가 13일 서울 서초구 엘로체컨벤션에서 열린 KBS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제작 발표회에서 예능 프로그램 멤버 교체를 둘러싸고 달린 악플에 상처받은 심정을 밝혔다.

‘나를 돌아봐’는 비슷한 성향의 스타가 또 다른 스타의 매니저 역할을 하면서 ‘역지사지’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4월부터 4주에 걸친 파일럿 기간을 거쳐 정규편성이 확정됐다. 파일럿 방송과 달라진 점은 김수미 매니저 역할이다. 개그맨 장동민이 맡았던 김수미 매니저 역할은 박명수로 교체됐다. 최근 장동민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김수미는 제작발표회에서 작심한 듯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장동민에서 박명수로 교체 소식이 알려진 뒤 기사에 달린 악플에 심하게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특히 ‘박명수와 같은 전북 군산 출신이라 장동민 대신 박명수의 출연이 결정된 것이냐’는 내용의 댓글을 직접 언급했다.

이날 머리를 짧게 자르고 행사장에 나타난 김수미는 “(댓글을 보고) 자해를 했다. 가위를 꺼내서 머리를 울면서 다 잘랐다”고 했다. 댓글을 쓴 악플러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수미는 “이렇게 무서운 댓글 처음 봤다. ‘박명수가 같은 군산이라고 꽂았냐’, ‘전라도끼리 잘해먹어라’, ‘시청률 3프로 나와라’ 하는 댓글을 봤다. 안티 글 때문에 자살하는 후배들 심정을 알겠더라”고 털어놨다.

박명수는 “(김수미가) 굉장히 독할 것 같지만 그런 분이 아니다”라며 “재밌는 케미(조합)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나를 돌아봐’ 제작을 맡은 코엔미디어의 안인규 대표는 “장동민이가 여러 일 있은 후에 되게 많이 착해진 것 같다. 그래서 제작진이 회의를 거친 후에 현재로서는 박명수 씨가 더 적합하지 않느냐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교체 이유를 밝혔다.

‘나를 돌아봐’는 ‘욱’하기로 소문난 연예인이 다른 연예인의 매니저를 맡는 역할극 버라이어티쇼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역지사지)는 기획의도에 맞춰 연예인이 직접 매니저 역할을 체험해 보는 것이다. 예능계 독설 대마왕 박명수가 국민 욕쟁이 김수미의 매니저 역할을 한다.

괴팍하기로 소문난 이경규가 연예계 버럭 끝판왕 조영남의 매니저가 된다. 조영남은 “세 커플 중 분당 시청률이 가장 떨어지면 프로그램을 하차하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김수미가 “조영남·이경규 커플이 시청률이 제일 떨어진다”고 지적하자 조영남은 “당장 하차하겠다”며 제작발표회를 먼저 떠나기도 했다. 조영남의 매니저가 된 이경규는 “조영남은 어린애 같은 분”이라며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해 오래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영혼 최민수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홍기의 매니저를 맡게 된다.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두 사람은 서로를 칭찬하며 각오를 다졌다. 이홍기는 자신의 매니저가 된 최민수에 대해 “아름다우신 분인 것 같다”고 했다. 최민수는 “홍스타(이홍기의 별명)를 브로크백마운틴 정신으로 보살펴야겠다”고 말했다.

박중민 KBS예능국장은 “이 프로그램이 방송될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KBS 예능프로그램 같지 않다는 말이었다”며 “주제가 너무 드러나지 않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봐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조효석 홍석호 신훈 최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