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음악평론가가 ‘아이돌’ 송민호 산부인과 랩 논란에 대해 “힙합은 원래 그렇다는 사람들은 공부 좀 하라”고 일침했다. 스눕독과 에미넴 등 해외 유명 래퍼는 이미 수년전부터 여성 비하 랩에 대해 사과하는 등 변화한다는 지적이다.
음악평론가 남성훈은 최근 트위터에 Mnet의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 여성 혐오 논란에 대한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미국 유명 래퍼 스눕독의 예를 들며 여성 혐오 힙합 문화가 구시대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쇼미더머니 여혐(여성 혐오)가사 논란보고 든 생각은 랩퍼들 프로덕션 말고 다른 트렌드 좀 살피고 공부하라는 것”이라며 “힙합은 원래 그렇다고 쉴드(무조건적인 옹호) 쳐 주는 일부 리스너들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위너의 송민호가 지난 10일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랩을 했을 당시 온라인에서는 “원래 힙합이 다 그렇다”는 식의 옹호 의견이 있었다.
남성훈은 “현재 북미를 포함해 여성비하 가사가 어떻게 취급받고 아티스트들이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며 쇼미더머니에 깜짝 출연한 미국 래퍼 스눕독의 4년 전 인터뷰를 소개했다.
“사람들이 이해못하는 게 우리는 그게 잘못인지 모르게 세뇌당했다. 여자에게 화가 난 것도 아니었고, 힘있는 위치에 서면 여자를 BITCH라고 불러도 된다고 배웠다. 그런 내 음악으로 무대에 서는게 즐거웠다. 당시 선배 래퍼들도 그렇게 가사를 썼고 우리는 그걸 듣고 그렇게 가사를 썼다. 70~80년대 코메디언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 찾아봐. 하지만, 이제 나는 성숙했고, 그게 잘못된지 알았고 완전히 돌아섰다. 그리고 난 딸이 있어서 이제 완전히 이해한다.”
그는 “스눕독은 경력 초기에 여성비하 단어 가사로 공격하는 이들에게 ‘멍청한 놈들, 우리 동네에선 여자들이 그렇게 불러주면 좋아 죽어’ 라는 식으로 말한 사람이다”며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했다.
또 “에미넴도 데뷔 전 여성비하 인종차별 가사를 썼던 걸 심각하게 사과하기도 했고. 자신의 정식작품에 대해서도 민망한 반응을 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런데 한국에서는 전국에 방송되는 쇼미더머니에서 여성비하 랩들이 꽤 나오고 심사위원들은 센스있다고 웃고, 밖에서는 20년전 미국 랩퍼들과 리스너들이 말하던 논리 그대로 쉴드를 치고 있으면 그 자체로 좀 아스트랄하다”며 “미국힙합 안 들어봤냐고 힙합은 원래 그렇다고 하는건 그냥 경향 자체를 공부를 안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강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본다”며 “래퍼들도 자신이 쓴 병맛 가사를 그저 자랑스러워하기 보다는 프로덕션 외에 힙합 트렌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쿨하게 털어내고 커 가는게 멋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래퍼 발굴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에는 타블로, 지누션, 버벌진트, San E, 지코, 팔로알토, 박재범, 로꼬 등이 심사위원으로 출연한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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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원래 그렇다고요? 공부 좀!” 송민호 산부인과랩 비판
입력 2015-07-14 00:05 수정 2015-07-14 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