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망난 영감, 참견 마라!” 넷우익 표적된 미야자키 감독… 한중일 삼국지

입력 2015-07-14 00:05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74·宮崎駿) 감독이 자국 넷우익의 표적이 됐습니다. 집단 자위권 법안 등을 내놓은 아베 신조 총리를 거세게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넷우익들은 미야카지 감독에게 ‘노망난 영감’이라는 극언까지 퍼붓고 있습니다. 14일 한중일 삼국지입니다.

교도통신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미야자키 감독은 전날 도쿄도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진행한 외국특파원협회 소속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헌법을 바꿔 역사에 남고 싶다는 것일 테지만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집단 자위권 법안에 대해서는 “군사력으로 중국을 억제할 수 없다. 좀 더 다른 방법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그것을 위해 우리들은 평화헌법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미야자키 감독은 오키나와(沖繩)의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를 오키나와 현내 헤노코(邊野古) 연안으로 이전하는 정부 방안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그는 “오키나와 현민의 반수 이상이 기지 이전에 반대하고 있으며, 많은 현민이 기지 철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웃집 토토로’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미야자키 감독은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부터 마지막 장편 ‘바람이 분다’(2013)에 이르기까지 비폭력과 생명을 중시하는 메시지를 담아왔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고(故)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1990년 수상) 이후 일본인으로는 두 번째로 미국 아카데미 공로상을 받았습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비난에 넷우익들은 발끈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국익을 위해 가만히 있으라는 협박성 댓글까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노망 많이 했구만 영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 무력에 패배한 나라가 어찌되는지 잊었나?”

“애니메이션 만드는 재주는 출중하네. 바보 같군.”

“너는 잠자코 영화만 만들어라.”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보고만 있을 건가?”

“미야자키 감독은 필리핀과 베트남의 참상을 모르는 가 보지?”

“고작 애니메이션으로 조금 떴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정치적 능력이 있다고 착각하고 있잖아.”

“중국을 멈추도록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주세요. 위대한 감독님이여~”

“이런 자들의 가족과 지인은 (전쟁에서) 지키 주지 않아도 된다는 법이라도 만들자.”

“분수를 모르고. 현실에 참견 마라.”

“아픈 사람이구나. 그 나이에 좌익 활동이라니.”

“감독은 이제 변한 것 같네요.”

“중국을 위해 살고 있구나. 이 영감!”

“애니메이션 작품에서는 꽤 잔인하게 묘사하는 감독이 평화를 외치다니! 진짜 세계와 허구의 세계도 구별 못하나?”

“공산주의에 도취된 노망난 사람.”

“유명해지니 독선적이 됐나봐.”

“이 자는 원래 사민당이나 공산당 지지자죠. 일본이 아닌 지구 시민입니다. 그래서 반일이죠.”

“인터넷 우익들, 초조한가보군.”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한중일 삼국지는 한국과 중국, 일본 네티즌들의 상대국에 대한 실시간 반응을 담는 코너입니다.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이웃 국가이지만 역사적으로는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던 한중일. 21세기 인터넷 시대에도 이들의 애증 어린 관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