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김응용 감독(74)이 ‘2015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공로패를 받는다.
오는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15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김응용 전 한화 감독이 오랜만에 팬들 앞에 선다. KBO리그 10개 구단 감독들은 올스타전에서 김응용 감독에게 공로패를 전달하기로 했다.
김응용 감독은 지난해 한화 감독을 끝으로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당시 팀 성적이 좋지 않았던 탓에 그는 구단에서 준비하려 한 퇴임 행사를 거절했다. 한국프로야구의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야구계 거장이 조용히 물러나는 모습을 보며 NC 다이노스의 김경문 감독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공로패 제작 아이디어를 냈다. 이후 10개 구단의 현역 후배 감독들이 뜻을 모으고 KBO와의 협의를 통해 공로패 전달 이벤트가 성사됐다.
김경문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나도 10년 넘게 감독을 하고 있지만 감독들이 떠날 때는 쓸쓸하다. 감독은 성적이 좋을 때 떠나진 않는다. 승부의 세계가 이기는 것 아니면 지는 것이지만 떠날 때에도 각박한 것은 마음이 안 좋더라. 기약 없이 훌쩍 떠나는 것이 아쉬웠다”며 “서로 무의미하게 헤어지는 것보다 고생하셨던 선배님들을 한 번씩 초청하는 것이 좋다고 봤다”고 이야기했다.
공로패 행사의 실무는 넥센의 염경엽 감독이 맡았다. 공로패는 순금과 은으로 되었으며 야구공과 배트, 글러브, 베이스 등 야구와 관련된 것들로 구성됐다. 제작비는 약 1300만원으로 10개 구단의 감독들의 사비를 털어 제작됐다.
염 감독은 “김응용 감독님은 한국 야구의 역사다. 단순한 공로패가 아니라 김응용 감독이 야구를 통해 이룬 걸 표현하기 위해 특별하게 디자인했다. 감사와 존경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응용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 그 자체였다.
김 감독은 1983~2000년까지 18년간 해태 감독으로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뤘다. 2001년에는 삼성으로 옮긴 뒤 2002년 또 다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10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2005~2012년에는 삼성 사장을 역임했고 2013~2014년에는 다시 한화 감독으로 그라운드에 돌아오기도 했다. 그는 감독 통산 최다승(통산 1567승 68무 1300패) 기록을 갖고 있다.
김응용 감독은 후배들의 마음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한 10개 구단 감독들은 올스타전에서 김응용 감독에게 1이닝 정도 직접 지휘봉을 맡길 계획도 세웠다. 김응용 감독은 이에 대해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한편 KBO도 현역 감독들의 요청에 따라 김응용 감독 공로패 이벤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전광판을 통해 김 감독의 업적을 담은 동영상을 준비하는 등 팬들과 추억을 공유할 계획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프로야구 올스타전 ‘명장’ 김응용 감독을 위한 감동 이벤트
입력 2015-07-13 1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