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 때 여야가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동시에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비(非) 경상도 위주의 ‘대탕평’ 당직인사를 공언하고 수평적 당청관계를 위한 노력 의지도 강조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과정에서 빚어진 계파 갈등의 내홍을 조기 수습하고 당을 안정시켜 내년 총선 승리에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13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인생에서 꼭 하나 남기고 싶은 게 있다면, 그건 당원과 국민이 실질적 주인이 되는 정당민주주의의 확립”이라며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것을 야당에 다시 한번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제도의 폐혜를 설명하며 “잘못된 공천으로 계파 갈등이 증폭됐고, 당이 분열되는 악순환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공천을 무기로 한 줄세우기’ ‘정치에서 만악의 근원이 공천 문제’ ‘상명하복 형태의 비민주적 당론결정’ 등 강도 높은 표현도 사용했다. 당내 일각에서 야당 반대 등의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회의론을 언급한 것을 일축한 셈이다.
김 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이) ‘망국법’ ‘소수독재법’이라는 비난을 듣고, 국정의 발목을 잡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며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다수결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며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국회선진화법 개정에 동참해줄 것을 야당에게 강력히 제안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전당대회 때 약속했던 ‘수평적 당청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점수로 따지자면 스스로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노력은 열심히 했다. 언론 평가만큼 (당청관계가) 나쁘지 않았다. (당의) 생각을 많이 전달했고 답변도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수평적 당청관계를 위한 노력, 할 말하는 노력은 계속하겠다. 청와대와 소통이 과거에는 잘 안됐는데 요새는 아주 잘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자회견문 발표 때는 당청관계에 대한 언급을 피했었다.
김 대표는 유 전 원내대표 사퇴 문제로 수면 위에 오른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우리 당 의원들께 화합을 위해 묵언(?言)을 부탁했던 만큼 말하지 않겠다”고 말을 삼갔다. 대신 14일 확정될 당직 인선을 설명하며 “첫째 기준은 내년 총선이고, 둘째는 당내 화합을 위한 탕평 인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새누리당의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라고 항상 생각해왔다”며 “비경상도권의 사고와 시각을 가지고 선거를 봐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모든 당직은 비경상도권으로 올인하겠다”고 약속했다.
내홍 수습 과정에서 당 대표의 역할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지난 1년간 여러 위기가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제 자신을 죽이고 전체 조직을 위해 절충과 타협을 하는 방향으로 일을 매듭지어 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가야 할 방향으로 ‘3고(쓰리고)’를 제시하며 ‘후진적인 정치를 바꾸고’ ‘어려운 경제를 살리고’ ‘다가오는 선거에서 승리하고’라는 의미를 전달했다. 기자회견 말미에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을 낭송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부터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DC에서 미국 정치권 주요 인사들과 면담하고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기로 했다.
전웅빈 기자
김무성 대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서 오픈프라이머리 여야 동시 실시 제안
입력 2015-07-13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