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ㅂ(X발)’, ‘ㅈㄱㄴ(제목이 곧 내용)’?” 청소년 온라인 언어 30%가 은어·욕설

입력 2015-07-13 16:12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표현의 약 30%가 욕설이나 은어로 이뤄져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는 네이트 판 10대 게시판과 츄잉, 앱짱닷컴 등 청소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웹사이트 게시글 총 13만2244건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욕설이 18.9%, 은어가 10.2%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청소년들은 주로 욕설과 은어 표현을 할 때 편리함과 온라인상의 제제를 피하고자 'ㅅㅂ(시발)', 'ㅈㄱㄴ(제목이 곧 내용)' 등과 같은 초성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욕설(48%)은 친구를 대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친구 다음으로는 불특정 남녀(25%)에게 욕설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특정이슈나 사건과 관련된 불특정인을 언급할 때도 욕설이 사용됐다.

은어의 경우 친구(28.8%)를 대상으로 주로 사용됐지만 아무런 대상을 가리키지 않는 경우도 55.2%나 됐다. 이는 청소년들의 은어가 또래나 친구와의 소통을 위한 목적을 넘어 일상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통합위는 설명했다.

대통합위원회는 이번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지난달 2일 전국 만 13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언어사용에 대한 국민의식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결과도 이날 함께 공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언어 사용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국민 52.5%가 '청소년들의 비속어, 신조어' 사용을 꼽았다. 이 같은 응답은 10대(64.8%)와 20대(63.1%)에서도 높게 나타나 젊은 세대 스스로도 청소년 언어사용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대통합위는 전했다.
'노잼(재미없다)', '열폭(열등감 폭발)', '낫닝겐(사람이 아니다)' 등 청소년 언어에 대한 국민 인지도 조사에서는 청소년과 성인의 인지도가 2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은어들 각각에 대한 인지도 조사에서 10대 청소년들은 61~92%의 인지도를 기록한 반면 성인들은 13~41% 수준에 그쳤다.
또 서로 다른 세대 간 대화시 고연령으로 갈수록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청소년(92.3%)과 이들의 부모세대인 40대(66.1%)는 세대 간에 '소통이 잘된다'고 응답했지만 50대(42.3%)와 60대 이상(50.3%) 등 고연령층은 '소통이 잘 안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세대 간 대화시 은어사용과 관련해 10대 청소년의 경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는 의견이 87.7%로 높게 나타났지만 성인의 경우 불편함을 느꼈다는 의견이 46.2%로 나타났다.
언어사용 관련 문제를 해결할 주체를 묻는 질문에는 '파급력이 큰 언론이나 방송'이란 응답이 35.6%로 가장 많았으며 가정(20.4%), 개인(17.2%), 공교육(13.8%), 사회지도층(12.1%) 등의 순이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