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풍수사상 다시 확산…“관리들이 먼저 의뢰”

입력 2015-07-13 15:18

중국에서 아기들에게 좋은 이름을 지어주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한때 미신으로 간주해 금지됐던 풍수(風水·펑수이)사상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최근 상당수 풍수 전문가들이 신생아 부모들의 작명 수요 등에 부응, 자체 웹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 ‘상점’을 개점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들 부모는 특히 유명 풍수전문가 리쥔으로부터 아기의 이름을 짓는데 2만 위안(약 364만 원)을 기꺼이 지불하고 있다.

광저우(廣州) 풍수 전문가 페이웨이성을 찾아 아기 이름을 지으려면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복을 받으려면 쇠와 나무, 물, 불, 땅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풍수사상과 점은 중국 문화혁명 시기 미신으로 간주해 금지됐지만 1990년대 후반 되살아났다.

광저우 사회과학원의 펑펑 연구원은 “많은 정부 관리들이 부와 승진을 위해 풍수 전문가의 조언을 구했다”며 “관리들의 행동이 일반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리쥔은 풍수에 따른 사무실 배치를 조언하기 위해 정부 관리들로부터 초대받기도 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펑 연구원은 “풍수는 중국의 개방 이후 광둥(廣東)성에서 크게 번성했으며 현재는 매우 일상적이 됐다”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행운의 숫자인 8이 들어가는 8월 8일 저녁 8시로 정해질 정도”라고 강조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