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박 공격에 베트남 어선 침몰…남중국해 분쟁 악화

입력 2015-07-13 14:44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주변국의 조업 다툼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3일 베트남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1시쯤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황사, 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에서 조업 중인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 2척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중국 선박들이 베트남 어선에 조업 해역을 떠나라고 요구하며 들이받았다고 피해 어민들이 주장했다.

당시 베트남 어선에는 11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선박 침몰 후 구명 부표 등에 의지해 해상에 표류하다가 3시간여 만에 다른 베트남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지난달 28일에도 파라셀 군도 주변에서 베트남 어선이 중국 선박의 공격을 받고 어획물과 어구를 빼앗겼다.

파라셀 군도에서 가까운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 성은 최근 두달 사이에 최소 5척의 지역 주민 어선이 중국 선박의 공격을 받고 어획물도 강탈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6일에는 중국 하이난(海南) 성 인근 해상에서 베트남 어선 2척이 중국 해경에 나포되는 등 최근 들어 중국 측이 베트남 어선의 조업을 막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필리핀 어민들도 남중국해 스카보러 섬(중국명 황옌다오) 인근에서 중국의 조업 방해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달라고 지난달 유엔에 청원서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유엔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가 개최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재를 위한 구두 변론에 참석, 중국이 남중국해 전체 해역 가운데 약 80%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유엔해양법상 무효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과 석유 탐사 등 영유권 강화 행보를 하며 주변국 어선의 조업을 단속해 이에 반발하는 베트남, 필리핀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