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무대가 꿈이긴 하지만 진출 시기는 부모, 코치와 상의해서 결정하겠다.”
13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제 70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미국 진출에 대해 즉답을 회피했다. 사실 그동안 전인지는 미국 진출에 대해 학업이 끝난 뒤 천천히 가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표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 5위내 선수에게 주어진 이번 대회 출전권으로 처음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단번에 정상에 올라 그의 미국 진출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는 경기 후 “우승이 실감 나지 않는다. 아직 머릿속이 하얗다”면서 “즐긴다는 기분으로 플레이하려고 한 게 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11번홀까지만 해도 선두 양희영(26)에 3타차로 뒤져 있었다. 하지만 428야드로 조성된 긴 파4홀인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17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단숨에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반면 우승을 다투던 양희영은 15번홀에서 보기,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은 이 홀에서 더블보기로 무너지며 경기흐름이 전인지 쪽으로 급속히 넘어갔다.
전인지는 16번홀(파4)에서도 드라이버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지만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6번홀(파4)은 3번 우드를 잡을지 드라이버를 잡을지 고민했다. 벙커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린을 놓치고 벙커에 들어가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드라이버를 들었다.”
전인지는 전속 캐디가 없이 대회마다 캐디를 바꾸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자신을 도운 캐디도 원래 서희경의 캐디였지만 서희경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아 전인지의 백을 메게 됐다.
그는 “희경 언니가 잘하라고 격려까지 해 줬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이 캐디와 호흡을 맞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귀국 후 창설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스폰서가 주최하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나간 뒤 이달말 30일부터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이어간다.
전인지는 “영국은 처음 가 본다. 역사가 깊은 곳에서 플레이한다는 상상만으로도 기쁘다”면서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텐데 지금처럼 즐길 것이다. 늘 하던 대로 즐겁게 경기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US오픈 우승 전인지 “미국 진출은 부모님과 상의해 결정”
입력 2015-07-13 1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