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3일 전 세계 20여 개국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60여명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로 불러 모아 회의를 주재했다. 상반기 지역별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생산·판매 전략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정 회장은 주문은 판매 강화였다. 정 회장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판매 일선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사적인 판매지원체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정 회장은 이어 “외부여건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오히려 이 같은 어려움을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질개선하고 혁신하는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전년 동기 보다 2.4% 감소한 395만대 판매에 그쳤다. 정 회장이 올해 목표로 제시한 820만대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현대·기아차는 중국 시장에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선전, 저가 SUV를 앞세운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 가격 인하를 펼치는 미국 업체 사이에 끼여 부진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했으나 경쟁업체들에 비하면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8630만대)에서 1.2%(855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정 회장도 회의에서 엔화와 유로화 약세, 중국의 성장 둔화,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시장 침체 등 어려운 대외 환경을 거론했다. 현대·기아차는 하반기에 아반떼, K5, 스포티지 등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 올 판매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미래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어려워도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발상과 끊임없는 시도를 멈추지 마라”고 말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해외법인장 회의에서 “판매 강화하라” 주문
입력 2015-07-13 1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