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칼럼] 기뻐하라, 기도하라, 그리고 감사하라

입력 2015-07-13 11:25

고 장영희님의 유작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란 책에 ‘사람은 누구나 불운을 나타내는 검은 돌과 행운을 나타내는 흰 돌이 똑같이 든 운명자루를 들고 다니는데 좌절을 겪는 것은 검은 돌을 먼저 꺼낸 것뿐이라며 더 큰 몫의 행복이 기다린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저자는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에 걸렸음에도 어머니의 사랑과 자신의 노력으로 미국에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고 모교 교수로 재직하며 강의와 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신 분이지만 생각해보면 그분도 살면서 순간 순간을 헤쳐나가기가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꽤 어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제가 8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족을 책임졌던 형님마저 난치성 빈혈로 세상을 떠나신 후 어머님이 행상으로 집안을 이끌어 나가셨습니다. 생활이 너무나 어려웠던 때라 저 역시 대전시내 골목골목을 달리며 신문배달을 하고 도마동 이웃 아저씨의 축구공 공장에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고난이 닥쳐오면 회피하고 눈앞에 현실을 외면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잘못도 없는데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느냐고 누군가를 원망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하나님을 만났고 저는 곧 중요한 진실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고난은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증표이며 우리를 연단시키기 위한 또 하나의 훈련이고 또한 고난은 기도하게 하고 우리를 깨뜨려 겸손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도를 하면서 성서에 있는 세가지 삶의 지침을 지켜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데살로니가 전서 5장에 기록된 “(16)항상 기뻐하라 (17)쉬지 말고 기도하라 (18)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막상 이 말씀을 따르자니 어려운 점이 생겼습니다. 때때로 기뻐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은데 항상 기뻐하라고 합니다. 기도하되 쉬지 말고 하라고 하십니다. 특별한 은총이나 선물을 받을 때 감사한 마음이 드는 법인데 범사에 감사하라니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최근 저는 그 참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저는 2010년 구청장에 도전했다가 낙선하였습니다. 하나님은 항상 기뻐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하나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화가 나고 분통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로 부터 4년 후 저는 민선6기 대전 서구청장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낙선한 4년 동안 사람들을 만나고 정책을 구상하고 모두가 행복한 서구를 설계한 것이 지금의 구정 활동에 엄청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4년 전에는 볼 수도, 알 수도 없었던 많은 일들을 4년 간의 훈련과정을 통해 알게 해주신 하나님의 계획은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이제 서야 이 성경구절이 제대로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슬픔은 새로운 삶을 여는 연단의 과정이니 그 또한 기쁨이고, 쉬지 않고 기도하면 이루어지지 않을 일이 없으니 모든 순간에 기도를 해야 하며, 살아가면서 생기는 모든 것이 하나님이 주신 은혜이니 어찌 범사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이 순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가 계시다면 다가올 축복의 시간을 위해 기뻐하고 기도하며 감사하기를...그래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진정으로 자신이 꿈꾸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 대전 서구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