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 장세와 관련, 최근 한 달 사이 증발한 시가총액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세계 금융시장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 9일 기준 6조4612억 달러(약 7301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9조6905억 달러·1경951조원)보다 3조2293억 달러(약 3649조원) 줄어든 수치다.
한 달간 감소액은 지난해 한국 GDP(1조4495억 달러·1638조원)의 2.23배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에서는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났다. 강세장 덕분에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14일(10조499억 달러·1경1357조원)에 처음으로 10조 달러를 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는 지난달 중반부터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속출했으며 이에 상하이종합지수는 한 달 새 30% 넘게 폭락했다.
지난 8일에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6%, 3% 가까이 폭락하면서 패닉 장세를 나타냈다. 하루 만에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3321억 달러(약 375조3000억원) 줄었다. 한국 코스피의 ‘대장주’인 삼성전자(시가총액 185조원·10일 기준)같은 기업이 하루새 2개나 사라졌다는 얘기다.
실물 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 유동성을 풀어 증시를 떠받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의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증권 관계자는 “중국 증시는 개인 비중이 상당히 커 전체 거래의 85%를 개인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며 “높은 개인 비중과 과열된 투자 심리에 따른 신용융자 확대는 증시의 변동성을 크게 할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89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 중 상당수는 신용거래를 한다는 점에서 시장 폭락세가 이어지면 빚을 갚느라 소비 지출을 줄이는 투자자가 늘어나 중국 경제에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투자업체 로버트 W. 베어드 앤드 코의 주식 책임자 로스 야로는 “중국 증시 가치가 거의 매일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는) 그리스 GDP의 몇 배 이상 사라진다”며 “중국이 글로벌 펀더멘털(기초여건)에 심각한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
한달새 사라진 中 시가총액, 韓 연간 GDP의 2배
입력 2015-07-13 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