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人라인] 박소담의 황금 인맥…유아인부터 강동원까지

입력 2015-07-13 08:56
최종학기자 choijh@kmib.co.kr

(인터뷰③) 충무로의 떠오르는 블루칩인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난 듯했다. 그래서 박소담의 인맥에는 ‘초호화급’이라는 수식이 아깝지 않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의 걸출한 신예들부터 송강호·김윤석과 같은 대배우들까지. 박소담과의 이야기를 나누며 그의 금광 같은 인맥을 파헤쳐 봤다.

‘베테랑’ 끝난 지 2주 만에 ‘사도’에서 다시 만난 유아인

“‘베테랑’에서 직접 붙었던 분은 유아인 선배님이에요. 처음에는 선배님도 낯을 많이 가리시고 본인이 먼저 다가가는 성격이 못 된다고 하셨는데, 마지막 촬영 날 말을 걸어 주셨어요. 정말 용기내서 온 거라고 하시면서, 이미지가 좋아서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에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해 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사도’에 함께 캐스팅이 되면서 2주 만에 리딩 현장에서 다시 만나게 됐죠. 선배님께서도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난 다음에 이렇게 빨리 다시 볼 줄 몰랐다며 서로 반가워했어요. 20대 배우로서 해 나가기가 많이 힘드셨다며, 힘들겠지만 버티라는 말씀을 해 주셨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사도’에서는 전보다 편하게 인사도 드리고 하며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빠 같았던 대선배, 김윤석

“‘쎄씨봉’에서는 제가 하루 밖에 촬영하지 않았던 터라 선배님을 뵙지 못했지만, ‘검은 사제들’을 하면서는 김윤석 선배님과 호흡도 맞추고 대화도 나눌 수 있었어요. 송강호 선배님과 다른 의미로 긴장이 되더라고요. 몸도 좀 얼고, 위축되는 게 있었어요. 그런데 정말 촬영장에 있는 어떤 분보다 저를 많이 챙겨 주셨어요. 촬영을 하면서 삭발도 하고 누워 있어야 하니까 힘들었는데, ‘소담이가 이렇게 하면 아플 것 같으니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등 계속 뭔가 제안해 주신 분이에요. 현장에서 제게 큰 힘이 된 아버지 같은 존재셨어요. 아주 사소한 것까지 배려를 해 주셨는데, 예를 들어 제가 후배인데도 ‘내가 이렇게 하면 네가 어떻게 느낄 지 한 번 보라’면서 연기적인 의견을 교환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사도’ 속 내인 문소원과 후배 박소담을 총애했던 송강호

“정말 대선배시잖아요. 그래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먼저 말도 걸어 주시고 용기를 주셨어요. ‘사도’와 ‘경성학교’를 동시에 찍었기 때문에 매번 부안에서 대전을 이동해야 했었어요. 송강호 선배님께서 제가 매일 ‘사도’ 찍으면서 어딜 갔다 오니까 의아하셨나봐요. ‘경성학교’가 개봉한 다음에는 ‘그렇게 바삐 찍으러 다녔던 게 이 영화 때문이었구나’라며 보기 좋다고, 이제는 이해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셨어요. 촬영 때문에 ‘사도’ 팀 술자리에 딱 한 번 밖에 참석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요.”

‘경성학교’의 여인들, 박보영과 엄지원

“박보영 선배님은 저와 한 살 차이지만 경력은 10년 이상이시잖아요. 그래서 연기의 기술적인 면을 많이 보고 배울 수 있었어요. 다양한 작품을 해 봤지만 두세 달을 한 배역으로 호흡을 끌고 가야만 했던 적이 없었는데, 보영 선배님 덕에 배운 점이 많았습니다.”

“엄지원 선배님과는 아쉽게도 직접적으로 붙는 장면이 별로 없었어요. 그렇지만 박보영 선배님과 엄지원 선배님이 함께 촬영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우는 게 정말 많았어요.”

좋은 자극이 된 ‘한예종 라인’, 이제훈·김고은

“이제훈 선배님과 학번은 별로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제가 입학했을 때는 이미 활동 중이셔서 학교에 안 계셨어요. 김고은씨도 동기지만 외부 활동을 일찍부터 시작해서, 먼저 밖에서 연기하는 것을 보고 좋은 자극을 받게 됐어요. 수업을 같이 듣거나 작품을 같이 한 적은 없어요. 저는 동기 중에서 유일하게 휴학 없이 학교를 마쳤거든요. 활동 하시는 학교 분들을 보면서 무작정 부러워하지는 않았어요. 저보다 먼저 일찍 사회에 나가신 분들이니까요. 저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간 저분들처럼 나가서 무언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묵묵히, 또 열심히 학교 활동을 했어요.”

겉모습만큼 속마음도 따뜻했던 강동원

“솔직히 강동원 선배님의 겉모습은 인간적이지 않잖아요. 너무 멋지셔서…(웃음) 그런데 김윤석 선배님처럼 무척 털털하고 인간적인 분이셔서 깜짝 놀랐어요. 성격이 정말 좋으시고, 촬영할 때 아이디어도 많이 주셨어요. 두 선배님과 연기적인 교감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즐거웠어요. 광주에서 한 달을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들과 같이 있었는데, 하루 이틀 정도를 빼면 거의 매일 술자리를 했어요. 다음날 어떻게 뭘 찍을지를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해 주셨어요.”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