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선출직 평가위 구성권한도 포기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이는 등 '배수의 진'을 치면서 혁신안의 당무위·중앙위 의결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문 대표와 '운명공동체'로 엮인 김상곤 혁신위원장도 이날 최고위원들의 직접 설득키로 하는 등 팔을 걷어붙였다.
그러나 비주류에서는 혁신안 논의가 불충분했다면서 중앙위 의결에 반대, 계파간 정면충돌 양상이 벌어지는 등 '운명의 날'인 당무위·중앙위를 앞두고 전운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선출직 평가위 구성권한의 이양 문제에도 비주류는 물론, 최고위원 등 지도부 사이에서 이견이 나와 파열음이 감지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중앙위원들에게 '친전'을 보내 "혁신안의 운명이 13일 당무위와 20일 중앙위에서 결정된다"며 "대안은 없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혁신안 중 가장 논란이 된 선출직 평가위의 구성권한과 관련, "움켜쥐고 행사할 생각 없다"면서 "혁신위에 맡기는 길도 공론이 모아진다면 못할 바가 없다"고 했다.
이는 애초 문 대표는 혁신위 발표 직전인 8일에도 제안한 방안이지만, 최고위 이견에 보류됐다.
문 대표로서는 혁신안이 무산되면 리더십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밖에 없어, 중앙위 의결을 반드시 성사시켜야할 입장이다.
당장 혁신위가 중앙위 의결이 되지 않을 경우 "보따리를 싸겠다"고 공언하고 김 위원장도 "중앙위 통과가 문 대표 리더십의 잣대"라고 압박하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도 대방동에서 열린 청년 원탁토론에 참석해 쇄신안을 설명하는 등, 중앙위 의결 관철에 진땀을 쏟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책에 힘을 쏟아 뇌가 섹시한 '뇌색정당', 투명하고 공정한 '몸짱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수시로 당내 인사들과 '번개모임'을 갖고 협조를 당부하고 있으며, 특히 이날은 심야 최고위에 참석, 최고위원들을 설득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느 것이 당의 미래를 위해 좋은지 중앙위에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할 것"이라고 했다.
조국 혁신위원도 트위터에 "당무위, 중앙위 통과가 돼야한다.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가 필요하다"고 남겼다.
그러나 비주류를 중심으로 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당무위와 중앙위를 앞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주승용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전당원 토론과 전당대회를 통한 의결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혁신안이 패권정치의 강화로 귀결된다는 문제제기가 있다. 의견 수렴이 배제된 중앙위는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혁신안 내용에 대해서도 "최고위원제, 사무총장제 폐지는 '해경해체식 혁신'에 불과하다"며 "외국은 '풀뿌리 운동' 등을 강조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당원들이 혁신의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신당론과 분당론이 거론되는 만큼 더 잘못되기 전에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비주류 재선의원도 "전당원투표를 하는 것은 어떠냐"고 제안했다.
문 대표가 언급한 '평가위 구성권한 이양' 문제를 놓고도 비주류와 일부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 의원은 "최고위의 권한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최고위원들이 들러리처럼 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일부 최고위원들도 "당헌당규상 최고위 권한을 그대로 포기하는 게 맞느냐", "혁신위가 '친노 편향'이라는 지적을 받는데, 구성권한을 넘긴다고 진정성을 인정받겠느냐"는 반대가 나오고 있다.
최재성 사무총장도 평가위를 두고 문 대표와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최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선출직 평가위가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면서 "잘라내기식 공천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86그룹'이 대거 입성한 16대 총선의 예를 들며 "혁신적 인물을 공천하고, 현역들이 양보하도록 하는 것이 공천혁신"이라고 했다.
최 사무총장은 평가위 구성권한 역시 "그것은 최고위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野 혁신안 운명, 오늘 당무위서 결정된다 “통과안되면 보따리 산다”
입력 2015-07-13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