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3일 충북 제천 세명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5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
손연재는 곤봉 경기에 나서기 전 연습경기장에서 한 동작만 끊임없이 반복했다. 머리 위에 곤봉 두개를 ‘X'로 엇갈려 얹은 뒤 걷는 이 동작은 손연재의 통통 튀를 매력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수구는 머리에서 떨어졌다. 결국 종목별 결승에서 손연재는 머리 위에 얹은 수구 하나를 떨어뜨렸고 17.050점으로 5위에 그쳤다.
11, 12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이틀간 열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리듬체조 개인종합 경기에서 종합 점수 72.550점을 받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이날 리본과 곤봉에서 각각 18.050점과 18.350점을 받아 전날 볼(18.150점)과 후프(18.000점)에 이어 18점대 연기를 선보였다.
더 이상의 실수는 없었다. 곤봉 점수는 올 시즌 손연재가 받은 최고의 점수였다.
금메달 소감을 묻자 “준비하는 과정도 힘들었고 부담도 됐는데 네 종목 모두 목표한 것을모두 달성해서 좋다”면서 “목표한 것을 달성하니 결과가 따라와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회 직전 밝힌 자신의 목표 18점대 중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손연재는 “아직 대회(종목별 결선)도 남아 있으니까 목표한 점수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도전 의지를 전했다..
곤봉 연기에 대해선 스스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연재는 “사실 올 시즌 내내 긴장 많이 해서 스스로 만족 못했는데 곤봉 한 동작, 한 동작을 느끼면서 할 수 있는 동작을 모두 보여줬다. 기뻤다”고 했다.
이어 “정상급의 동유럽 선수들이 참가해 사실 금메달을 딸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면서 “세계랭킹 1위 마르가리타 마문과 3위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가 출전하지 않는다고 했을 때도 금메달 보다는 제 점수에 목표를 뒀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서 너무 기쁘다”고 덧붙였다.
광주U대회 금메달에 대한 의미도 부여했다.
“직전 대회 금메달을 받은 게 마문이었어요. 이 대회 우승자들은 리듬체조의 레전드들이었어요. 아직 느껴지지 않고 믿기지도 않아요. 훈련을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보상이라 생각하니 기뻐요. 오는 9월 세계선수권이랑 내년 올림픽까지 모든 걸 쏟아 부어서 잘 하고 싶어요.”
최근 손연재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며 성장했다. 지난 3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에서 새 프로그램을 공개해 개인종합 4위에 올랐다. 지난 4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월드컵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에도 꾸준히 새 프로그램에 적응하며 성적을 올렸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타슈켄트 월드컵에선 개인종합 3위, 후프 동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네 종목 모두 18점대 초반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상승세를 묻는 질문에 손연재는 ‘훈련’이라고 답했다.
“시즌을 처음 시작할 때는 부상이 있어서 늦게 시작했고 끌어올리기 위해 훈련량을 늘려야 했어요. 부상도 여전히 남아 있어서 두 배, 세 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코치 선생님이 ‘운동선수는 너만 아픈 게 아니다’라고 했고 그래서 강하게 훈련했어요.”
손연재는 자신이 불안하게 생각한 동작들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었던 것도 훈련 덕이라고 했다.
“실수가 나오는 동작이건 잘 되는 동작이건 제가 해야 할 동작은 완벽하게 해야 겠다는 마음을 가져요. 크고 작은 실수와 경험들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 같아요.”
손연재는 이제 13일 열리는 종목별 결선에 나선다. 개인종합 때처럼만 하면 5관왕도 가능하다.
“개인종합을 다시 한다는 기분으로 임할 겁니다. 지난 아시아선수권 때를 돌아보니 후프, 볼을 끝내고 메달을 받고 나니 마음이 풀어졌던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개인 종합을 한다는 마음으로 클린 연기를 하는데 노력할 거에요.”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광주U대회] 손연재 “상승세 비결이요? 훈련이죠”
입력 2015-07-12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