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돈의 제단에 빈자들 희생"…자본주의 폐해 작심비판 "악마의 배설물"

입력 2015-07-12 21:32
국민일보DB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제성장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 가난한 이들을 ‘돈의 제단’에서 희생시키고 있다며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를 강하게 비판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AFP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파라과이 사회 지도층 인사 등 5000여명과 만난 자리에서 “우상 숭배와 같이 맹목적이고, 인간의 생명을 ‘돈의 제단’에 희생시키는 경제 모델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또 성경의 우상숭배를 언급하며 “금송아지 숭배가 돈에 대한 숭배라는 새롭고 무자비한 형태로 돌아왔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금전 숭배와 비인간적 경제의 독재로는 진정한 인류의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면서 경제발전과 부의 창출이 보다 ‘인간적인 모습’을 지니고 소수 일부가 아닌 모든 이에게 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특히 경제발전에서 소외된 빈자들을 돌봐야 한다면서 “가난한 이들에게서 우리를 부유하게 하려고 가난을 택하신 예수의 얼굴을 볼 수 있다”며 “기독교인으로서 우리는 그들을 사랑하고 보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패와 이데올로기의 문제도 꼬집었다. 그는 “부패는 사회의 괴사이며 전염병과 같다”면서 “이는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으며 효과도 결말도 좋지 않다”면서 “지난 세기에 이데올로기로 벌어진 일들을 보라.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독재로 귀결됐다”고 비판했다.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금전 숭배’와 ‘경제 독재’로 비판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지난 9일 볼리비아 방문 때에는 탐욕과 그에 따른 결과를 ‘악마의 배설물’에 비유하기도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