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아베 초청

입력 2015-07-12 16:59
국민일보DB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월 3일 개최되는 제2차 세계대전 및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공식 초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청궈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0일(현지시간) 러시아 우파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이 이미 지난 6월 아베 총리에게 초청장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국일보가 보도했다. 공식적으로 중국 당국자가 초청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경보는 12일 관련 소식을 전하며 “중국의 대국화평(大國和平) 외교 전략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이번 초청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장웨춘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교수는 “아베 총리가 열병식에 참석한다면 일본이 침략자로서의 역사적 부담을 덜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열병식이 열리는 날을 피해 아베 총리가 행사 직전이나 직후에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일본 내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양국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아베 총리가 조만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의 내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본이 침략 전쟁의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에서 “누구를 막론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평화를 짓밟는 행위를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을 비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전쟁의 비통한 교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며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들은 모두 2차 세계대전의 시련을 겪고 전쟁 승리를 위해 위대한 희생을 치렀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과거의 잘못은 인정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전보장국장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논의를 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