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경기도 부천 성만교회에서 열린 ‘교회학교 교사 세미나’. 교회학교 부흥에 성공한 성만교회가 다양한 전도법과 교수법(敎授法)을 공개한 세미나에는 전국 교회학교 담당자와 목회자 1300여명이 몰렸다. 12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예배당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참가자 중에는 부산이나 제주 등에서 사역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세미나는 지난해 2월과 4월, 11월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린 행사였다. 이전 세미나와 다른 점은 성만교회 교회학교의 여름 프로그램을 주요 내용으로 소개했다는 것. 이 교회는 현재의 여름성경학교가 낡은 커리큘럼을 답습하고 있다고 보고 매년 여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성만교회를 찾아가 이찬용(53) 담임목사를 비롯해 이 교회 성도들을 만났다. 이 목사는 “여름은 교회 공동체가 단단해질 수 있는 절호의 계절”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교회들이 1980~90년대에 진행하던 여름성경학교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부 선교단체에 위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여름은 교인들, 특히 어른들과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함께 야외에서 뛰어놀며 교감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교회들은 이 시기의 중요성을 알아야 합니다.”
성만교회가 이색적인 여름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시작한 건 2010년부터. 이른바 ‘파자마 토크’로 명명된 행사는 교회에 출석하는 어른과 아이들이 1박2일간 교회에서 합숙하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교회 마당에 설치된 간이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며 이틀을 보낸다.
허성구(53) 장로는 “아이들, 청년들과 고기를 구워 먹고 물놀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해진다”며 “우리 교회보다 세대간 소통이 잘 이뤄지는 교회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상호(60) 장로는 “매년 여름 ‘파자마 토크’를 치르고 나면 서먹하던 교인들끼리도 친구가 된다”고 전했다.
성만교회는 올여름 한 단계 더 발전한 여름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교회 모든 성도들은 100여명씩 총 8개조로 나뉘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예정이다. 조별로 여행을 떠나거나 야구장을 방문하거나 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식이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우리들의 여름 이야기’. 이 목사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들은 현재 조편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목사는 “신앙의 본질을 되새기기보다 어울려 노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같이 재미있게 여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놀다 보면 교인들이 가족이 됩니다. 정말 추천하고 싶어요. 여름에 교회학교 아이들을 다 불러놓고 밥이라도 한 번 먹여 보라고 말이죠. 규모가 작은 교회는 승합차를 빌려 단체여행을 떠날 수도 있겠죠. 교회가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아주 좋은 시기입니다.”
부천=박지훈 기자
부천 성만교회의 이색적인 여름나기
입력 2015-07-12 1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