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이면 테니스에서는 고령에 속한다. 하지만 올해 34세인 서리나 윌리엄스(1위·미국)는 해가 갈수록 위력을 더해간다.
윌리엄스는 11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12세나 어린 가르비녜 무구루사(20위·스페인)를 2대 0(6-4 6-4)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여자 테니스 사상 최고령 메이저 단식 챔피언 기록도 세웠다.
이날 33세 289일에 윔블던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는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1980년·33세263일)가 갖고 있던 종전 최고령 우승 기록을 넘어섰다.
윌리엄스는 2002년 프랑스오픈부터 2003년 호주오픈까지 메이저 대회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고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이번에도 두번째 ‘서리나 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US오픈부터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등 4개 메이저 대회를 차례로 제패한 것.
윌리엄스는 이제 1988년 슈테피 그라프(독일) 이후 27년 만에 ‘캘린더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올해 US오픈을 석권하면 한해 4대 그랜드슬램 우승컵을 모두 수집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래머’가 된다.
US오픈은 윌리엄스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우승을 독식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메이저 대회에서 21번째 정상에 오른 윌리엄스는 “2003년에 메이저 4연승을 거둔 뒤 12년간 부상이나 기복이 있었다”며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내가 다시 메이저 4연승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윌리엄스는 “내가 이제 공식적으로 최고령 메이저 우승자가 된 것이냐”고 되묻고는 “대단한 일”이라고 즐거워했다.
그는 “나는 사실 내가 나이를 먹었다는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며 “여전히 매우 젊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수 비결에 대해 윌리엄스는 “새로운 기술, 장비, 운동 방법 등이 개발되면서 운동선수의 수명은 앞으로 더욱 길어질 것”이라며 털어놨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메이저 최고령 우승자 서리나 윌리엄스 ‘세월도 못막아’
입력 2015-07-12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