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공’ 논란 SK 김용희 감독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입력 2015-07-10 19:30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은 1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벌어진 김광현의 ‘투명 공’ 사건 때문이었다. 전날 SK 선발로 나선 김광현은 공이 없는 글러브로 홈으로 달려드는 삼성 최형우를 태그아웃 시켰다. 공은 1루수 앤드류 브라운의 글러브에 있었다.

경기가 끝나고 인터넷은 ‘양심선언’을 하지 않는 김광현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글러브에 공이 없었음을 시인하지 않고 숨기려고만 했다는 것이다.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 도중 벌어지는 일상적인 트릭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감독이나 심판에게 사실을 알렸어야 했다는 의견도 있다.

김 감독은 당시 김광현의 글러브에 공이 없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4회를 끝낸 뒤 더그아웃 상황도 예전과 다를 바 없었다. 양 팀이 0-0으로 팽팽히 맞서 있었기에 코칭스태프나 선수 모두 경황이 없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어제는 시합이 긴박하게 흘러가서 얘기할 상황이 아니었다”면서 “(김)광현이도 더그아웃에서 별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투구 내용에 대해서만 말했다. 기사화된 것을 보니 마음도 많이 무겁고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향후 조치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김광현의 징계를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도 “지금 당장 구단에서 뭔가를 결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상황을 지켜보고 나중에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김 감독은 예정된 순번대로 김광현을 등판시킬 생각이다. 다음 주 주중 3연전 대상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감독의 고민은 침체된 팀 분위기다.

김 감독은 “매일 시합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는 “선수들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라며 깊은 한숨과 함께 말을 끝맺지 못했다.

문학=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