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 1위 오른 유승민...원내대표 사퇴 이틀만에 지역구 의원 모드로

입력 2015-07-10 17:51
국민일보DB

새누리당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은 10일 지역구(대구 동을) 공약 점검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했다.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劉, 잠행 대신 일상 복귀=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출근한 유 의원은 대구시, 국방부 관계자들과 지역구 최대 현안인 K2공군기지 이전 문제를 논의했다. 유 의원은 원내대표 사퇴 이후 첫 공식 일정이냐는 질문에 “공식 일정은 아니고 비공개 회의”라며 “원내대표 때 몇 번 연기했다가 오늘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1위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유 의원은 오후엔 사무실에서 의원들과 담소를 나눴다. 주말엔 대구에 갈 예정이다.

유 의원은 지난 8~9일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리얼미터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에서 19.2%를 얻어 김무성 대표를 제치고 처음 선두에 섰다. 30·40대와 TK(대구·경북)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여권 내 유력주자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와 함께 대통령과 각을 세운 데 따른 ‘반짝 인기’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사퇴 후 당분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었다. 그는 지난 2012년 총선에서 당선되고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은 뒤 지난 2월 원내대표에 선출되기 전까지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했다. 총선 과정에서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의도적으로 언행을 삼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자마자 곧바로 지역구 의원 모드로 돌아갔다. 유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사퇴 당일 “이번엔 너무 잠행하지 마시라” “평소와 다름없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 달라”고 간언(諫言)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지금은 거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받았던 상처들을 치유하는 과정”이라며 “일거수일투족, 말 한마디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與野 ‘유승민 사태’ 계기로 개헌 재점화=여야 중진 의원들은 개헌 논의에 다시 불을 붙였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결국 답은 권력구조 개편’ 토론회에 참석해 “국회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가 정부 수반의 말 한마디로 그만둬야 하는 것도 70년간 쌓인 제왕적 권력의 횡포”라며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의원은 “우리 당 형편이 내가 여기서 토론하고 앉아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라며 “한술 더 떠 지금 금언령이 내려져 있어서 말 함부로 했다가는 제 모가지가 간당간당하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32%로 나타났다. 지난주보다 2% 포인트 떨어졌다. 부정적인 평가를 한 이유로는 ‘소통 미흡’(20%)과 ‘독선·독단적’(13%)이란 응답이 많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7~9일 전국 19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